미국 에미상 시상식의 주인공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와 황동혁 감독이었지만, 뒤풀이 자리의 주인공은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였다.
78살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흥을 폭발시키는 춤으로 수상자보다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 유명 작가 미나 해리스는 13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O Yeong-su cutting it UP”(오영수가 찢었다)이라는 글과 함께 35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오영수가 에미상 뒤풀이 파티에서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이 결성한 그룹 실크소닉의 노래 ‘리브 더 도어 오픈’(Leave The Door Open)에 맞춰 현란하면서도 부드럽게 리듬을 타며 춤추는 모습이 담겼다. 사람들은 춤추는 오영수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이 영상은 14일(한국시각) 오후 2시 현재 54만회 재생됐다. 해당 게시물은 4100번 넘게 리트위트됐고, 9500개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이를 인용하며 글을 올린 회수도 600번이 넘는다. 트위터 이용자 @qrxandever는 이 영상을 인용하며 “I wanna be like him when I grow up”(나도 나이 들면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이라는 글을 올렸다.
오영수는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앞서 그는 올해 초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연극 공연 때문에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에 비록 자신은 상을 받지 못했지만 이정재와 황 감독이 상을 받으면서 그 기쁨을 뒤풀이 자리에서 격렬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오영수는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자리에서 “우리 문화 수준이 세계적 반열에 올라 오늘과 같은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더 앞으로 나아가겠다. 그런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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