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문화의 철학을 얘기하는 인문학적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오는 19일부터 매주 월·화 밤 9시55분에 방영하는 5부작 다큐멘터리 <쿠킹 포 유>(EBS1)는 아시아인의 삶과 요리를 연결짓는다. 인도, 한국, 말레이시아, 타이, 몽골 5개국이 공동 제작했다.
인도 수행자들에게 채식은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19일 1부 ‘숨과 숨 사이’에서 찾은 요가 발상지 인도 리시케시에서는 먹는 것도 수행의 한 과정이다. 리시케시는 육식이 금지된 채식 도시. 요가와 명상 그리고 채식을 통해 숨과 삶의 균형을 찾는다. 한국편인 20일 2부 ‘봄날, 벽에 그린’에서 김치는 가족 사랑이다. 빈집이 많은 목포의 한 바다 마을을 지키는 할머니들은 한 번씩 모여 김장을 한다. 이들의 삶과 사람들이 떠났는데도 김장하는 이유 등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26일 3부 ‘바람의 길’은 몽골 고비 사막에서 양과 염소를 몰고 목초지를 찾아 떠도는 유목민과 음식 버덕을 만나고, 27일 4부 ‘해피 투게더’에서는 타이의 한 시골 학교에 간다. 4부에서 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전통 음식 호목은 각자 상처를 갖고 모인 아이들의 ‘쓴’ 인생을 달게 바꾼다. 7월3일 5부 ‘나의 숲으로’는 말레이시아 소수 민족 바텍족이 전수해온 숲의 지식과 특별한 조리법을 선보인다. 현대 문명이 정글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텍족의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 우비가동은 그들의 정신인 셈이다.
제작진은 <교육방송>을 통해 “음식은 국가의 문화와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는 살아있는 언어다. 식재료를 길러낸 토양과 기후, 거기서 비롯된 삶의 방식, 관습 등이 녹아들어 있다”고 전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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