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중요무형문화재 염색장 정관채씨
정관채 염색장이 전남 나주의 공방 마당에서 쪽빛 염색을 한 무명천을 말리기 위해 널고 있다. 햇빛과 바람과 정성으로 빚어낸 신비의 쪽빛을 바라보는 장인의 표정도 환상적이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한국전쟁 뒤 화학염료 밀려 쇠퇴
미대 은사가 구해준 ‘쪽씨’로 복원 쪽나물 베다 잘린 무명지 수술 의사
쪽물 든 손톱 썩은줄 알고 뽑아버려
“피부에 좋은 쪽물 청바지 만들고파” 장인의 손에 쪽빛이 침투한다. 그래서 장인의 손톱은 항상 짙은 푸른빛이다. 그 탓에 생손톱을 빼내는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밭에서 쪽 나물을 베다가 낫에 왼손 무명지 윗마디가 잘려나갔어요. 얼른 떨어져나간 손가락을 얼음과 함께 컵에 담아 응급차를 차고 병원에 가서 접합 수술을 받았어요.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멀쩡했던 손톱이 뽑혀 있더라고요. 의사가 시퍼렇게 쪽물이 든 손톱을 썩은 줄 알고, 마취한 김에 뽑았다나요. 그런데 그날 병상에서 염색장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그때가 바로 2001년 42살 때였다. 중요무형문화재로는 최연소였다. 그는 운명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쪽물 염색으로 유명했던 영산강변의 나주에서 태어났다. 해마다 여름이면 홍수가 나는 영산강변의 농민들은 벼농사 대신 생명력이 강한 쪽이나 미나리를 재배했다. 그의 집안도 4대째 염색일을 했다. 하지만 쪽 염색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이 땅에서 사라졌다. 화학염료가 들어오며 누구도 힘들고 복잡한 쪽 염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쪽은 한해살이풀로 한 해만 심지 않아도 씨 구하기가 힘들다. 목포대 미대를 다니던 그는 염색을 가르치던 박복규 교수로부터 쪽씨를 건네받았다. “그 쪽씨는 박 교수님이 당시 민속문화 복원에 앞장섰던 예용해 선생님께 얻은 것이었어요. 예 선생님이 일본에서 구해온 쪽씨를 건네주시며 ‘이 땅에서 사라진 쪽을 되살릴 곳은 나주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답니다.” 마침 그가 자란 곳은 무명길쌈인 ‘샛골나이’로 유명한 샛골과 붙어 있었다. 그의 외가는 아직도 샛골나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쪽씨를 받아 사라졌던 쪽 염색의 전통을 이을 수 있던 것은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어릴 적 어머니의 베틀 밑에서 잠들며 할머니가 덮어주던 무거운 쪽 이불에 대한 추억이 진하다. 그는 받은 쪽씨로 쪽을 키워, 전통의 기법으로 쪽빛 염료를 마침내 부활시켰다. 그리고 전통 염색을 배우려는 이들에게 무료로 전수하고 있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가장 오래된 식물염료 ‘쪽’ 권장
잘 발효된 쪽빛 염료로 물든 염색장의 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