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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손마디 잘리고 손톱 뽑혀도 포기할 수 없는 ‘신비의 쪽빛’

등록 2015-06-30 20:57수정 2015-07-01 14:50

[장인을 찾아서] 중요무형문화재 염색장 정관채씨
정관채 염색장이 전남 나주의 공방 마당에서 쪽빛 염색을 한 무명천을 말리기 위해 널고 있다. 햇빛과 바람과 정성으로 빚어낸 신비의 쪽빛을 바라보는 장인의 표정도 환상적이다.
정관채 염색장이 전남 나주의 공방 마당에서 쪽빛 염색을 한 무명천을 말리기 위해 널고 있다. 햇빛과 바람과 정성으로 빚어낸 신비의 쪽빛을 바라보는 장인의 표정도 환상적이다.
그는 오직 한가지 색을 내는 장인이다. 바로 ‘쪽빛’이다. ‘쪽빛 하늘’ ‘쪽빛 바다’처럼 쪽빛은 흔히 맑고 푸른 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냥 푸른색이 아니다. 보랏빛 혹은 붉은빛이 도는 짙푸른 빛이다.

올해 37년째 진정한 쪽빛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 정관채(57·사진)씨는 “쪽빛은 짙푸른 현색(玄色)이죠. 깊고 신비한 푸른색입니다. 그래서 그 어떤 색보다 쪽빛을 얻는 과정은 독특하고 신비합니다”라고 말한다.

쪽빛을 얻는 과정은 쪽 나물에서 시작한다. 녹색 쪽 나물에서 쪽빛이 나오기까지 여러 색깔을 거친다. 녹색~노랑~회색~보라~연두~녹색~초록~청록색~파랑~쪽빛(남색)으로 변신한다. 그 사이에 조갯가루와 잿물이 끼어든다. 살아 있는 미생물이 발효 작용을 하며 오묘한 빛깔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녹색 풀에서 신비한 쪽빛을 깨워내기까지 워낙 까다롭고 힘들어서 천연염색의 꽃으로 꼽힌다.

전남 나주에 있는 염색장인의 공방 뜰에는 수십개의 장독이 있다. 간장·된장·고추장이 들어 있는 독이 아니다. 장독마다 염색물이 햇빛의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삼아 녹색에서 쪽빛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커다란 독의 뚜껑을 연다.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기묘한 형상을 이룬 채 떠 있다. 장인이 작대기 끝에 작은 목침 모양의 나무가 달린 긴 고무래로 독의 물을 휘저어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쑥색을 내다가 거품이 점점 커지면서, 노란색, 연두색으로 변한다. 장인의 힘찬 손길을 따라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을 하면 할수록 염색물은 다시 적갈색에서 보라색, 청록색으로, 그리고 마침내 특유의 쪽색으로 변한다. 자연의 오묘함이 놀랍기만 하다.

쪽빛을 한자로 표기하면 ‘남’(藍)이다. 녹색 이파리에서 푸른색이 나오기 때문에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도 생겼다.

“봐요. 푸른색 거품 주변에 붉은빛이 감돌죠. 이것이 진짜 쪽빛입니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나주 영산강변 4대째 쪽염색 집안
한국전쟁 뒤 화학염료 밀려 쇠퇴
미대 은사가 구해준 ‘쪽씨’로 복원

쪽나물 베다 잘린 무명지 수술 의사
쪽물 든 손톱 썩은줄 알고 뽑아버려
“피부에 좋은 쪽물 청바지 만들고파”

장인의 손에 쪽빛이 침투한다. 그래서 장인의 손톱은 항상 짙은 푸른빛이다. 그 탓에 생손톱을 빼내는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밭에서 쪽 나물을 베다가 낫에 왼손 무명지 윗마디가 잘려나갔어요. 얼른 떨어져나간 손가락을 얼음과 함께 컵에 담아 응급차를 차고 병원에 가서 접합 수술을 받았어요.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멀쩡했던 손톱이 뽑혀 있더라고요. 의사가 시퍼렇게 쪽물이 든 손톱을 썩은 줄 알고, 마취한 김에 뽑았다나요. 그런데 그날 병상에서 염색장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그때가 바로 2001년 42살 때였다. 중요무형문화재로는 최연소였다. 그는 운명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쪽물 염색으로 유명했던 영산강변의 나주에서 태어났다. 해마다 여름이면 홍수가 나는 영산강변의 농민들은 벼농사 대신 생명력이 강한 쪽이나 미나리를 재배했다. 그의 집안도 4대째 염색일을 했다. 하지만 쪽 염색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이 땅에서 사라졌다. 화학염료가 들어오며 누구도 힘들고 복잡한 쪽 염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쪽은 한해살이풀로 한 해만 심지 않아도 씨 구하기가 힘들다. 목포대 미대를 다니던 그는 염색을 가르치던 박복규 교수로부터 쪽씨를 건네받았다.

“그 쪽씨는 박 교수님이 당시 민속문화 복원에 앞장섰던 예용해 선생님께 얻은 것이었어요. 예 선생님이 일본에서 구해온 쪽씨를 건네주시며 ‘이 땅에서 사라진 쪽을 되살릴 곳은 나주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답니다.”

마침 그가 자란 곳은 무명길쌈인 ‘샛골나이’로 유명한 샛골과 붙어 있었다. 그의 외가는 아직도 샛골나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쪽씨를 받아 사라졌던 쪽 염색의 전통을 이을 수 있던 것은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어릴 적 어머니의 베틀 밑에서 잠들며 할머니가 덮어주던 무거운 쪽 이불에 대한 추억이 진하다. 그는 받은 쪽씨로 쪽을 키워, 전통의 기법으로 쪽빛 염료를 마침내 부활시켰다. 그리고 전통 염색을 배우려는 이들에게 무료로 전수하고 있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모교인 영산고의 미술교사인 그는 청바지 대신 쪽바지를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주고 싶어한다. “화학염색에서도 청색을 내려면 독성이 강한 염료를 써야 해요. 특히 두꺼운 청바지 천을 물들이는 데는 염료가 더 많이 들어가요. 미국의 유명 청바지 제조업체가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과 맑은 강을 죽음의 땅과 폐수로 만들기도 했잖아요. 이런 독한 성분으로 염색된 청바지가 사람에게 좋을 리 없죠.”

그는 전통 쪽물은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폐수 한방울도 배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쪽 염색은 최소 두어달의 시간과 날씨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한여름 꽃이 필 무렵 잘라낸 쪽대를 물에 이틀 정도 담가 우린다. 쪽대를 건져낸 녹색 물에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구워 만든 석회 가루를 넣어 침전시킨 뒤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25~30℃ 상태에서 한달 정도 지나 하얀 곰팡이가 수면에 뜨면 쪽염료가 완성된다. 나무로 된 긴 고무래로 쪽물을 휘저어주면 쑥색에서 다양한 색 변화를 거쳐 특유의 푸른 쪽빛이 나타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과 맑은 물에 번갈아 담그며 햇빛에 말린다. 이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쪽빛이 점점 진해진다.
염색장이란

조선시대 청염장·황단장 색별 관장
가장 오래된 식물염료 ‘쪽’ 권장

잘 발효된 쪽빛 염료로 물든 염색장의 손.
잘 발효된 쪽빛 염료로 물든 염색장의 손.
천연염료로 옷감에 물을 들이는 장인이 염색장이다. 고려시대에는 중앙 부서에 도염서(都染署)가 있어 식물성 염료로 염색 가공을 했다. 조선시대에는 청염장(靑染匠), 황단장(黃丹匠) 등 염색장이 분업화돼, 색깔별로 관장했다. 옛 문헌에는 염재로 쓴 식물의 종류로 50여가지가 있고, 옷감에 염료를 결합시켜 색깔이 나도록 하는 매염제와 염색법을 통해 100여가지의 색채를 낼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전통의 오방색 가운데 특히 청색은 동방을 나타내는 색으로, 흰옷을 즐겨 입던 당시 일반 백성들에게 대신 권장되기도 했다.

쪽은 인류 역사상 식물 염료로는 가장 먼저 쓰였다. 7~8월에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필 무렵 잎에서 남빛 색소를 분리추출해 염료로 사용했다. 쪽대를 물에 담가 이틀 정도 두면 이파리에서 녹색 물이 빠져나온다. 쪽대를 건져낸 다음, 굴이나 조개의 껍데기를 구워 만든 흰 석회 가루를 넣고 저어준다. 색소와 결합한 석회 가루가 침전해 굳으면, 이 침전물에 잿물을 넣어 발효시킨다. 잿물은 쪽대나 콩대, 메밀대 등을 말려 태워 얻은 재를 시루에 담고 펄펄 끓는 물을 부어서 우려내 만든다. 이 잿물이 잘 발효되도록 25℃에서 30℃ 사이를 유지한 채 하루에 한두번 저어주면서 한달 정도 두면 쪽빛 염료가 완성된다. 무명이나 비단을 쪽물에 넣었다 꺼내, 다시 맑은 물에 담갔다가 햇빛에 말린다. 이런 과정의 반복 횟수와 시간에 따라 염색되는 쪽빛의 농담이 달라진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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