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섭 기자의 사진마을]
사진가선 30권째 낸 이규상 눈빛대표
사진가선 30권째 낸 이규상 눈빛대표
눈빛사진가선 표지 1권부터 30권까지.
이규상 눈빛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상암동 눈빛출판사에서 30권의 눈빛사진가선을 쌓아놓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독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문고판으로
1차 목표 100권, 한국사진가 기록 독특한 자기 앵글이 확 드러나는 사진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보고 발굴도 가장 기억에 남는 ‘눈빛’은
선인세가 든 봉투 받고
눈물 글썽이던 사진가의 아내 역사성이나 시대성도 주요 기준이지만
자아를 구현하는 작업에도 관심
작고 사진가나 외국인이 본 한국 사진도 일관성 있는 주제 50장이 1차 관문 -눈빛사진가선은 어떤 의미가 있나? 다른 문고판 사진집과 어떤 차별성이 있나? “한국 사진사를 보면 의미 있고 중요한 작업을 한 작가들이 많은데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소실되거나, 책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초판을 넘지 못하고 절판되어 잊히는 것이 안타까웠다. 한국 사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기념비적인 사진들을 재발굴해서 문고본의 형식이나마 정리해두면, 이것이 나중에 한국 사진가를 되돌아보는 단서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눈빛사진가선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이름값이나 학연, 지연에 무관하게 사진만 보고 판단하여 책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판매의 관점에서 보자면 위험 부담도 있으나, 연연하지 않는다. 작가별로 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내고 있다는 것도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다.” -눈빛에서 책을 내는 기준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에서 단일 주제별로 50장 정도를 보여줄 수 있는지가 1차 관문이다. 여기에 더해 어느 정도 역사성이나 시대성이 있으면 좋겠다. 50장의 사진에서 ‘사회구조나 역사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하는가?’를 본다. 지나온 삶에 대한 반추도 좋다. 그동안 이런 것이 주된 내용이었는데 앞으로는 사진가 개인의 어떤 재현이나 일상성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한국 사진이 집단 정체성이라는 역사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개인의 자아를 구현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에 나온 양승우의 <청춘길일>이 좋은 예다. 그 사진들에는 양승우 개인 삶의 궤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그동안 한국 사진에서 중압적인 주제를 독자에게 강요해온 것이 아닌가 되돌아보고 있다. 현장에 매몰되어 있다는 생각도 든다. 현장에서 보이는 정보를 사진가들이 제시하려 드는데 그런 정보는 일반인들이 다른 매체를 통해 다 보고 있으므로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여기에 더해 사진적 속성을 자기화해야 한다. 고유한 시각, 고유한 형식의 문제, 이런 기준도 있다. 문고판에 맞는 작업이면 좋겠다. 앞으로 나올 33번째 성남훈의 <불완한 직선>이 똑 부러지는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런 기준을 통과한다면 거듭 말하지만 ‘사진만 보기 때문에’ 다른 것은 따지지 않고 수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아마추어들이 단체로 책을 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진동호회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나는 아마추어들, 사진동호회들이 한국 사진이 제자리를 찾게 하는 데 어떤 의미에선 (전업작가들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활발하게 활동하면 좋겠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장비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또 출사를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인 시각을 찾는 것에 집중하면 좋겠다. 주제를 찾아 몰두하면 좋겠다. 조기축구 회원들이 있는데 이들은 국가대표 축구 시합도 열심히 보고 응원한다. 수많은 아마추어사진가들이 있는데 이들도 전업작가 지켜보고 응원하고 후원도 하면 좋겠다. 전업작가뿐만 아니라 아마추어들의 고유한 작업도 적극 수용할 용의가 있다. 오히려 거기서 더 좋은 작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나는 하루 두세 시간 정도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을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사진을 발굴하려 노력한다. 눈빛사진가선 22번째인 김석진 <삼선쓰레빠 블루스>도 페이스북에서 처음 보고 내가 먼저 접촉했다. 문진우도 그렇고 김금순도, 하지권도 페이스북에서 처음 사진을 본 경우다. 눈빛사진가선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빛사진가선 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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