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친근했지만, 참신하진 않았다.
지난 8일 시작한 <1박2일 시즌4>(한국방송2)는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새 멤버들이 의외로 조화를 이루는 등 화제몰이는 했지만, 이전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식상함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1박2일>은 ‘정준영 사건’ 등으로 폐지된 뒤 1년3개월 만에 시즌4로 돌아왔다. 기존 멤버인 가수 김종민 외에 배우 연정훈과 김선호, 코미디언 문세윤, 가수 딘딘과 라비가 새로 투입됐다. 1회에는 멤버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고 녹아드는 적응기를 내보냈다.
변화보다는 전통을 따른 시즌4는 낯설지 않은 편안함이 장점으로 꼽힌다. 복불복 게임, 점심 미션 등 시즌1부터 이어지던 포맷을 그대로 적용해 마치 지난주에 본 듯 익숙했다. 예능 고정출연을 해본 멤버가 많지 않아 우려도 컸는데 이질감 없이 어우러졌다. 열심히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늘 보던 그대로의 편안함이 있었지만, 그 안에 새로운 출연자들이 만들어내는 의외의 변수들이 늘 봤던 그림과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해냈다”고 말했다.
기대감은 수치에 반영됐다. 쪼개기 편성 기준으로 1·2회 시청률은 각각 12.5%와 15.7%를 기록했다. 애초 이 시간대 방송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지난 1일 시청률인 15.8%와 비슷하다. 새 프로그램이 이전 인기 프로그램의 수치를 그대로 이었다는 점에서 좋은 출발로 보인다.경쟁작인 <복면가왕>(문화방송·MBC)의 6.4%~8.3%와 <집사부일체>(에스비에스·SBS) 의 4.9%~6.7%도 앞섰다.
하지만 시즌4가 더 치고 올라가려면 참신함이 더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치 포맷에 출연자를 끼워맞춘 듯한 행동 패턴은 되레 부자연스럽기도 했다. 이전 성공법칙을 답습하다 보니 달라진 시청자 눈높이도 따라가지 못했다. 이른 아침 공복인 출연자들에게 ‘까나리카노’(까나리 액젓을 탄 아메리카노)를 연거푸 마시게 하는 복불복 게임이 가학적이라는 시청평이 과거보다 많았다. 빈속에 까나리카노를 마신 멤버들은 배탈이 나 화장실을 들락였는데 이를 재미 요소로 활용했다. 출연자 각자의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고,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방글이 피디는 방영 전 “출연진이 대거 교체된 만큼 포맷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아도 충분히 새로운 느낌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멤버 다수가 예능 ‘왕초보’라 만들어낼 수 있는 재미 요소가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KBS)의 주말 예능 시간대 실험도 첫술에 배부르진 않았다. 한국방송은 <1박2일>을 일요일에 편성하면서 이 시간대 방영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일요일 밤 9시대로 옮겼다. 에스비에스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와 맞붙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1.7%-10.9%로 <미운 우리 새끼>의 13.8%-15.1%-14.8%의 뒤를 따랐다. <개그콘서트>도 7일부터 일요일을 떠나 토요일 밤 9시15분에 방영했는데, 전주와 같은 4.9%를 기록했다. 이훈희 본부장은 지난 11월 예능간담회에서 “<1박2일>이 시작하면서 주말 예능을 중심으로 한국방송2가 많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런 점에 점수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1박2일> 한 줄 평
정덕현 평론가 ▶ 주말 저녁에 역시 딱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찾아서 볼 게 많아진 새 시청자들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남지은 기자 ▶ 성공 포맷에 출연자를 끼워맞춘 느낌. 익숙함이 편안하지만 시즌4만의 강력한 한방이 필요해 보인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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