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혼수선공>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정신과 의사와 환자가 등장하는 드라마라니. ‘마음의 병’이 화두인 시대에 <영혼수선공>(한국방송2 수목 밤 10시)은 소재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치료’가 아니라 ‘치유’하는 것이라 말하는 드라마가 시청자의 지친 마음도 달래줄까.
6일 시작한 <영혼수선공>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평가단의 총평이다. 힐링드라마를 기대했는데 주인공을 ‘괴짜’로 설정하면서 과장된 측면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1회부터 분노조절장애, 망상장애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했는데, 이는 주인공 이시준(신하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소비되는 느낌이 짙었다. 뮤지컬 배우 한우주(정소민)의 분노조절장애를 극대화하려고 그를 극단적 상황에 내모는 식이다. 경찰 행세를 하는 망상증 환자를 두고 “이 사람 미친 사람이라는 거냐”는 대사를 날리거나 정신과 상담을 권하는 의사에게 “나 안 미쳤다”고 하는 등 ‘마음의 감기’를 치료하는 정신과를 그리는 방식도 못내 불편하다.
드라마 <영혼수선공>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하지만 이시준이 약물치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환자를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려는 모습 등엔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당연히 화날 만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화를 내느냐는 것”이라거나 “화가 나면 6초만 참아보라”는 등 분노가 일상인 현실의 우리에게 도움이 될 대안을 제시해주는 대목도 좋다.
정신과 의사와 환자 사이의 ‘그루밍 성폭력 사건’ 등 사회적 파문을 불러온 사건도 있었던 만큼 앞으로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세심하고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할 듯싶다. 1회 시청률 각각 4.2%, 5.6%(쪼개기 편성 기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치유의 드라마가 되려면…
김효실 기자 남성 의사와 여성 환자가 연애 관계로 이어지는 건 피해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괴짜 의사 이시준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게 우선인 듯.
남지은 기자 마음의 병을 1회처럼 극대화하지는 말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