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1년 만에 태극마크’ 김민경 첫 세계대회 성적 333위

등록 2022-12-06 08:00수정 2022-12-06 12:09

국제실용사격연맹 핸드건 월드 슛
최종 성적은 341명 중 333위 기록
‘프리 매치’선 전체 106위·여성 14위
“교통사고에도 훈련장 찾아와 놀라”
IHQ 바바요 제공
IHQ 바바요 제공

‘사격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돼 화제를 모은 예능방송인 김민경의 첫 세계대회 성적이 공개됐다.

웹 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을 제작하는 아이에이치큐(IHQ)는 5일 김민경이 ‘2022 국제실용사격연맹 핸드건 월드 슛’ 프로덕션 부문에서 전체 341명 가운데 33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여성 선수 52명 가운데서는 51위를 기록했다.

이 순위는 대회 1부격인 프리 매치에 출전한 선수 성적과 2부에 해당하는 메인 매치 출전 선수들의 성적을 모두 더해서 매긴 것이다. 김민경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모두 프리 매치에 출전했다. 프리 매치만 놓고 봤을 때, 김민경은 프로덕션 부문 전체 116명 가운데 106위, 여성 16명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한국팀을 이끈 김준기 대한실용사격연맹 감독은 <한겨레>에 “선수들이 대회 정보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프리 매치 순위는 전체 순위만큼 큰 의미가 있다. 김민경은 특히 난이도가 높은 스테이지에서 미국 감독(39위, 이하 모두 프리매치 전체 기준), 몽골 감독(25위) 등 상위권 선수들을 제쳤다”고 말했다. 국제실용사격연맹 핸드건 월드 슛 대회에는 각 팀을 이끄는 감독도 프리 매치와 메인 매치에 출전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김민경은 한 손으로 총을 쏘는 스테이지1 ‘코코넛’에서 75위, 흔들 다리에서 작은 창문으로 총을 쏘는 스테이지7 ‘제임스 본드’에서 94위를 했는데, 미국 감독은 같은 스테이지에서 각각 94위, 102위로 김민경보다 순위가 낮았다. 몽골 감독도 스테이지 7 ‘제임스 본드’에서는 108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김민경의 활약상이 뛰어났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난이도 ‘상’인 스테이지에서 좋은 성적이 나온 건 (김민경이) 침착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위권 선수들이 긴장해서 실수를 많이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 출전 선수들은 대부분 자신이 훈련하던 총으로 대회에 참여하는데, 김민경 선수를 포함한 한국팀은 현지에서 빌린 총으로 쐈다. 손에 익지 않은 총으로 성적을 낸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공개된 &lt;운동뚱&gt; 63회에서 사격에 처음 도전한 김민경의 모습. &lt;맛있는 녀석들&gt; 유튜브 갈무리
지난해 공개된 <운동뚱> 63회에서 사격에 처음 도전한 김민경의 모습.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갈무리

비록 종합 순위는 높지 않지만, 김민경이 사격을 시작한 지 1년남짓 만에 참가한 첫 세계대회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운동뚱>을 통해 사격을 처음 배웠으며, 올해 6월 대한실용사격연맹의 레벨4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김준기 감독은 김민경에 대해 “(대회장에서) 뒷모습을 지켜보니 총을 쏘기 전에는 손을 벌벌 떨면서도, 막상 시작하면 우리가 함께 계획하고 훈련한 내용을 그대로 주눅 들지 않고 실행해내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김민경이) 연예인이라서 연습량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는데, 방송에 나온 것보다 훈련장을 훨씬 자주 찾아왔다.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훈련을 빠지지 않았고 밤 11시에 찾아오기도 했다”며 “재능을 넘어서 선수로서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민경의 “의지와 진정성”은 <운동뚱> 시청자들이 지난 3년 남짓 동안 느껴온 것이기도 하다. 대회 결과를 떠나서 김민경의 도전을 응원하고 성취를 축하하는 인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운동뚱>은 2020년 먹방 예능 프로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이 방송 5돌을 맞아서 기획한 디지털 스핀오프 프로젝트다. 김민경은 <맛있는 녀석들> 출연진 ‘뚱4’(유민상·김준현·김민경·문세윤)가 참여한 아령들기 복불복 게임에서 홀로 당첨돼 <운동뚱>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벌칙 수행’에 가까웠던 셈이다.

김민경의 사격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을 담은 &lt;운동뚱&gt; 132회의 모습. &lt;맛있는 녀석들&gt; 유튜브 갈무리
김민경의 사격 국가대표 선발전 과정을 담은 <운동뚱> 132회의 모습. <맛있는 녀석들> 유튜브 갈무리

나이 마흔을 앞두고 태어나 처음 운동(헬스)에 도전한 김민경은 “기왕 도전하는 것 열심히 해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민경의 땀방울과 숨겨진 운동 재능이 결합하며 <운동뚱>은 입소문을 탔다. 사격은 그가 재능을 드러낸 다양한 운동 종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본인만 몰랐던 운동 천재’ 김민경의 성장 서사는 “태릉이 빼앗긴 인재”, “기억을 잃은 특수요원”이라는 온라인 밈으로 이어졌다. “김민경의 ‘사격 국대’ 선발 소식에 체육계가 반발하고 나섰다”는 우스갯소리가 온라인에서 퍼진 이유도, 다른 종목에서 그를 선수로 탐낸다는 뜻의 유머가 담겨있어서다. 지난 3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지난 한달사이 예능인 50명의 브랜드 빅데이터 4600만개를 분석한 결과, 김민경은 ‘국민엠시(MC)’ 유재석을 제치고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운동뚱>은 ‘뚱뚱한 사람은 운동을 잘 못할 것’이라는 우리 사회의 체중 낙인, ‘날씬한 몸’에 대한 외모 규범에 균열을 냈다. 김민경은 여러 인터뷰에서 “언니 덕분에 용기 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같은 댓글을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운동뚱> 제작진은 김민경의 첫 세계대회 도전기를 12월 중순부터 매주 1편씩 4회에 걸쳐 방송할 예정이다. 유튜브 <맛있는 녀석들> 채널과 아이에이치큐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바바요’에서 볼 수 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아이유 넘어선 아이유…콘서트 이틀간 10만명 ‘신기록’ 1.

아이유 넘어선 아이유…콘서트 이틀간 10만명 ‘신기록’

선후배 정리해고 명단 만드는 인사팀 막내, 그의 눈에 비친 ‘노동’ 2.

선후배 정리해고 명단 만드는 인사팀 막내, 그의 눈에 비친 ‘노동’

한드에 일본 배우, 일드엔 한국 배우…흐려지는 ‘드라마 국경’ 3.

한드에 일본 배우, 일드엔 한국 배우…흐려지는 ‘드라마 국경’

경이로운 감정의 소용돌이…2D 애니 ‘룩백’ 흥행몰이 4.

경이로운 감정의 소용돌이…2D 애니 ‘룩백’ 흥행몰이

콜드플레이, 8년 만에 내한공연…내년 4월 고양종합운동장서 5.

콜드플레이, 8년 만에 내한공연…내년 4월 고양종합운동장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