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 채널만 100여개. 프로그램 홍수 속에 들고 나는 주기도 짧아진다. 뭘 볼까. 매번 챙겨보기 힘든 독자들을 위해 <한겨레> 안팎 ‘티브이 덕후’들이 한마디씩 건넸다. 매주 새롭게 시작한 화제의 프로그램 첫인상 품평회.
KBS2 월화 <우리집에 사는 남자>
자신이 아빠라고 우기는 3살 어린 남자와, 9년 사귄 애인과 헤어지고 홀로서기 하는 여자의 이야기. 수애, 김영광 주연. 1회 9%, 2회 10%.
■ 김선영 평론가 죽음, 이별, 배신 등을 통과하는 주인공의 무거운 드라마와 애써 코믹함으로 중화하려는 만화적 연출이 따로 논다. 홍나리 상상신은 어색함의 극치이고 원작 캐릭터를 의식한 탓인지 수애의 연기마저 붕 뜬 인상이다. 원작을 잘 살린 점이라고는 만화 같은 수애와 김영광의 비주얼 ‘케미’뿐.
글쎄
■ 조혜정 esc 기자 <9회말 2아웃> 이후 수애가 이렇게 밝은 동년배 여성의 현실적인 역할을 맡은 건 처음이라 무척 반갑다. ‘어린 아빠와의 로맨스’라는 황당한 설정이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과 깔깔 웃게 만드는 상황으로 설득력을 얻는다. 김영광의 사랑스러운 보조개로 호감지수 10점 더 상승.
볼래
tvN 금 예능 <삼시세끼 어촌편3>
이서진과 에릭, 윤균상이 전남 고흥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 득량도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한다. 1회 12.6%, 2회 9.7%.
■ 신승근 라이프 에디터 벽돌로 급조한 아궁이에 가마솥 걸어 냄비 얹어 밥 짓고 국 끓이고, 해안가에서 겨우 10여m 나가 어설픈 어로행위로 호들갑 떠는, 맨날 본 듯한 그 지루한 한가함이 지친 영혼을 힐링한다. 집 밖에선 조심스럽고 집 안에선 눈치보여, 삼시세끼 해결이 쉽지 않은 이 시대 남성들에게 콩나물국, 감자조림, 계란국…, 일상에 응용 가능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여전히 유용하다. 출연진의 외모가 범상치 않을 뿐, 요리는 우리도 적당히 따라할 만한 수준이다. 삼시세끼, 자체 해결 가능할 때까지 계속
볼래.
■ 조혜정 기자 재밌는데 재미없다. 재미없는데 재밌다. 손에 물도 안 튀길 것 같은 에릭이 뜻밖에 요리 프로그램 마니아인데다 뚝딱뚝딱 음식을 만들어내는 반전, <육룡이 나르샤>에서 ‘무휼’로 이미 보여준 바 있는 어리바리 착한 매력을 무한 발산하는 윤균상의 긍정 에너지는 재밌다. 하지만 그런 구조와 장치 자체가 식상해서 이젠 재미없다. 채널 돌리다 걸리면 보는 거지, 기다렸다 찾아보진 않을 듯.
글쎄
■ 남지은 기자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어떻게 해야 캐릭터가 잡히는지 출연자들이 너무 잘 안다.
글쎄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