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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혼자 나왔다는 것…”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말하다

등록 2016-12-13 14:39수정 2016-12-13 16:34

오늘 밤 9시50분 EBS다큐프라임
<스무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
세월호 참사 생존 단원고 학생들
처음 입 열어…“기억해주세요”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았다. 단원고 학생 325명 중 75명만이 살아남았다. 남은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아팠다. 아침까지도 즐겁게 웃던 친구가 캐비닛에 깔리는 모습을 봤다. 순식간에 턱까지 닥쳐오는 물살에 그만 친구의 손을 놓치기도 했다. 친구를 잃은 슬픔도,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도 그들을 짓눌렀다.

교육방송(EBS)는 13일 화요일 밤 9시50분 방송하는 <스무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서 단원고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간의 ‘감정’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다룬 EBS다큐프라임 5부작 감정시대의 다섯번째 편이다.

EBS 다큐프라임 <감정시대 5부작 - 스무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 예고화면 갈무리
EBS 다큐프라임 <감정시대 5부작 - 스무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 예고화면 갈무리
생존 학생들은 900일이라는 시간을 지나왔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희생자의 유가족들을 차가운 길바닥으로 밀어놓았다. 늘 눈물짓는 친구들의 엄마, 아빠를 보았다.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고통이었다. 친구들이 죽었는데 웃느냐는 말이 나올까봐 두려웠다. 저 아이는 저럴거야 지레짐작도, 조심스레 묻는 것도 싫었다.

그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생존자 대다수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초기 전남 진도 팽목항과 병원 등지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생존 학생들에게 쏠리면서 국민적 비난을 샀고, 생존 학생과 교사 등에 대한 개별인터뷰를 자제해 달라는 병원 쪽의 요청도 있었다. 2014년 4월26일 한국방송(KBS)이 방영한 ‘추적 60분-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그래서 생존자들이 아닌 실종자의 가족들과 지인들이 겪는 고통과 회한, 슬픔 등을 담았다. 생존 학생들의 고통은 주로 부모와 의료진 등을 통해 세상에 전달돼 왔다.

이번 <스무살, 살아남은 자의 슬픔> 다큐멘터리는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는 생존 학생들이 용기내어 직접 입을 열기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겪고 있는 트라우마와, 진짜 슬픔의 이유를 말하기 위해서다. 모든 것을 함께 나눴던 친구가 사라지는 슬픔, 흔히 ‘애도’라고 불리는 과정은 곁에서 공유하고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사회적 기억’의 필요성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세월호를 향한 ‘사회적 기억’은 세월의 바다를 건너는 동안 추악한 모욕으로 얼룩졌다.

“제 바로 앞에 있던 애들이 캐비닛에 깔렸거든요. 그걸 제 눈으로 본 거에요” “뛰어내린 다음 그 사람들(민간 어선의 어부들)이 건져준 것밖에 없으니까” “주된 탈출은 저희가 한 것 같아요. 구조라기보다는” “그런 꿈 많고 재능있는 애들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잖아요. 그런 애들이 나왔으면 더 잘 살 수 있었을텐데….” 담담하게, 그러나 깊은 눈으로 말하는 아이들은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친구들을,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고.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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