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로 다른 두 드라마가 나란히 시작했다. <군주-가면의 주인>(문화방송)은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부와 권력을 얻은 편수회에 맞서는 왕세자의 사투를 그린 사극이고, <수상한 파트너>(에스비에스)는 검사와 사법연수원생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으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로맨틱코미디다. 초반 시청률 승자는 <군주-가면의 주인>. 1회 9.7%(닐슨코리아 집계). <수상한 파트너>는 1회 6.3%. 뭘 볼까, 대중문화팀 두 기자가 각각 한 표씩 던졌다.
남지은 기자 “<군주>의 현실 반영이 더 끌려” 시대를 잘 만났다고 할까. 너무 뻔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이 안 봐도 비디오이지만, 현실을 반영한 대사나 상황 등이 그냥 감정이입해 보게 된다. “백성의 목숨이 달렸는데 관할을 따지라고 있는 것이 관리입니까?” “힘 있는 자는 관심이 없고, 관심 있는 자는 힘이 없다.” <안녕 프란체스카> 등 시트콤 잘 만들었던 노도철 피디가 연출해서인지, 전개 빠른 건 좋은데 너무 편집되다보니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왕 김명수는 너무 지르고, 중전 김선경은 너무 무게 잡는 등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롭지 않다. 아쉬운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수상한 파트너>에 비하면 만듦새가 낫다. 지하철에서 지창욱을 변태로 오해하고, 우연히 또 만난 지창욱한테 “나와 자자”고 말하는 등 남녀 주인공을 연결시켜주려는 설정이 억지스럽다. 배우들의 연기도 겉만 핥는다. ‘로맨틱코미디 연기가 쉬운 게 아니구나’ 이들을 보며 깨달았다고 할까. 변태 역으로 나왔던 정원영이 가장 연기를 잘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처럼, 적당한 사건과 적당한 코미디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심문 중에 뜬금없는 코믹 상황 등 장르 접목이 서툴다.
조혜정 기자 “<수상한 파트너> 몰입도 높은 몇몇 장면 눈길” 장르 파괴라고 해야 하나. 로맨틱코미디인 줄 알았더니 추리물이고, 법정 드라마라 여겼더니 성장 드라마인 것 같다. 이질적인 요소들의 연결이 급작스럽고 거친 것은 아쉽지만, 은봉희가 ‘아이큐 101인데 사법고시까지 붙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아느냐’고 변호사를 설득하는 장면,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은봉희에게 노지욱이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는 장면 등 몰입도가 높은 몇몇 순간들이 눈길을 붙든다. 반면, <군주>는 식상하다. 욕심도 두려움도 많은 허수아비 왕, 돈과 권력을 장악해 유구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비선 집단, 영웅의 운명을 타고났으나 아직 물정 모르고 철딱서니 없는 왕자, 올곧은 선비 집안에서 잘 자라 신분을 가리지 않고 교우하는 소녀 등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러 번 우려먹은 인물과 설정을 답습하고 있다. 심지어 배우가 인물 분석은 제대로 했는지 의심스러운 장면도 속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