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시작한 토일드라마 <라이브>(티브이엔·tvN)는 지구대를 배경으로 경찰의 애환과 인간미를 담는다. 노희경 작가, 김규태 연출. 첫회에는 한정오(정유미), 염상수(이광수)가 취준생의 설움 끝에 경찰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1, 2회 시청률은 4.3%, 3.3%(닐슨코리아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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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 <라이브>는 2014년 겨울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높으신 분들이 신나게 나라를 ‘말아먹는’ 동안 시민들의 삶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시절이다. 한정오와 염상수는 각각 성차별을 겪는 취준생과 노동 착취에 시달리는 인턴으로 ‘헬조선’의 한복판을 통과해 나간다. 삶의 주변부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도 여전하고, 정유미와 이광수는 ‘비주류 청춘’의 얼굴을 생생하게 연기한다. 문제는 정오와 상수가 경찰공무원이 된 순간 이 소외된 이들에 대한 공감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더욱이 하필이면 공권력 남용이 극에 달했던 시대에, 인간적인 경찰 시점의 이야기라니. 노희경의 나이브한 휴머니즘이 보는 내내 마음에 걸린다. ■ 두고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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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실 기자 비정규직의 현실을 그린 드라마 <미생>(2014, 티브이엔)은 그나마 양반(?)이었다고, 재평가를 내렸다. <라이브>를 보며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가혹해도 되는가!’ 절규하고 나서다. 경찰 드라마니까 장르물의 잔인함을 떠올릴 수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라이브>를 보는 일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나와 이웃의 이야기와 닮아서다. 드라마를 본 일부 누리꾼들이 ‘하이퍼 리얼리즘’ 운운하는 건 과장이 아니다. 불안한 청춘, 이혼을 고민하는 맞벌이 여성, 나이 든 부인을 간병하는 남성 노인까지. ‘평범’한 삶과 지나치게 가깝다. <라이브> 시청 고문(!)이 현실 고통의 백신 또는 삶을 위무해줄 반창고가 될 수도 있을까 고대하며, 다음 방송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 노희경 드라마여서다. ■ 볼래
■ 남지은 기자 경찰의 애환을 담겠다는 목적이 너무 강해서일까. 이전 드라마와 달리 소시민의 삶이 주는 따뜻함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는다. “진압은 경찰이 맞는 것”이라며 시위대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찰의 모습을 강조하는 등 인간미 주입을 위한 설정 등이 억지스럽다. 무엇보다 경찰 이야기를 다루면서, 주인공들이 왜 경찰이 되려고 했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두 사람은 공무원은 시험성적만으로 뽑는다는 설명 하나로 경찰이 되려고 한다. 경찰에 사명감도 없던 이들이 2년간 죽기 살기로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한 뒤에도 온갖 어려운 훈련도 견딘다. 시험만 보는 게 이유였다면 다른 공무원이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시작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해 내내 감정이입 되지 않는 건, 노희경 드라마에서는 처음이다. 배성우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지만. ■ 두고 볼래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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