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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도가니> 감독 “영화 재심의 요청하겠다”

등록 2011-09-27 21:36수정 2011-09-28 15:33

<도가니> 황동혁 감독은 관람등급을 낮추기 위한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가니> 황동혁 감독은 관람등급을 낮추기 위한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닷새 만에 관객 100만 명 넘기며 흥행 가속도

황동혁 감독 “더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재편집 중
사건만이 아니라 어떻게 잊혀졌는지를 중요하게 다뤘다”
 “정신이 없다.”

  영화 <도가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좀 얼떨떨하다는 반응이었다. 개봉 닷새 만인 27일 관객 100만명을 넘긴데다, 영화 속 실화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 등 사회적 반향이 크기 때문이다. <도가니>는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에서도 최근 개봉작 중 1위를 달리고 있어 흥행 상승곡선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듯 보인다. 주한 미군으로 한국에 온 입양아의 실화를 다룬 <마이파더>(2007년)에 이어 잊혀진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황 감독과 27일 전화로 잠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요즘 관람등급 재심의 요청을 위한 재편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소설처럼 영화가 무겁고, 불편한 진실을 다룬 탓에 관객이 많이 볼까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우리가 뉴스에서 아동 성폭력 사건을 많이 봤지만, 영화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이런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점도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원작 소설도 그렇지만 아동 성폭력 사건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데, 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했는지, 어떻게 이 사건이 잊혀져갔는지’가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사회의 강자와 약자에 대한 이야기이고, 기득권층의 구조적 문제점을 건드리고 있어서 관객들이 이런 반응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법조계, 경찰, 사학(사립학교), 공무원 등의 문제는 뉴스에서 많이 보던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장애인 아동 성폭력 사건 하나에 모두 모아져 보여지면서 관객의 감정과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

 -우리 사회 전반에 정의에 대한 갈망이 커진 상황에서 이 영화가 관객의 마음 속에 있던 정의와 분노를 일으켰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에도 나오는데, 법원에 ‘자유, 평등, 정의’란 간판이 걸려 있다. 1970, 80, 90년대, 2000년대를 거치며 한국사회가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자유, 평등, 정의를 몸으로 느낄 만큼 구현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영화가 그런 지점을 말하고 있는 점에 관객이 공감하는게 아닐까 싶다.”

 -소설 원작의 스토리를 따르되, 잔가지를 치고 빠르게 법정 장면으로 넘어간 선택도 관객의 몰입을 높이는데 주효한 선택으로 보인다.
 “힘의 논리에 의해 이 사건이 묻혀져가는 과정이 더 충격적이었고, 영화는 그 점을 중요하게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사건을 보여주고, 빠르게 법정 장면으로 진행시켜서 이 사건이 덮여지는 모습에 집중했다.”

영화 가 관객 마음의 정의와 분노의 코드를 폭발시키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화 가 관객 마음의 정의와 분노의 코드를 폭발시키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추행 장면을 재현한 아역 배우들 연기에 대한 표현 수위와 이에 따른 아역들의 정신적 상처를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아역들의 촬영시간 제한 등 아역배우들을 보호할 장치들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진의 개별적 노력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우리 영화를 찍으면서 아역배우의 부모님과 성인배우들이 아역들이 정신적 상처를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말씀은 드리고 싶다. 지금 아역배우들과 같이 극장 무대인사를 다니고 있는데, 부모님과 아이들이 (상처를 받은) 그런 사람처럼 비쳐질까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낮추기 위해) 현재 개봉 중인 영화에서 조금 수정된 재편집을 하고 있나. 
 “재편집 중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한 것은 영화의 전체 메시지가 아니라 일부 장면 때문인 것 같다.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아이들에 대한 폭행과 성추행 장면 일부를 삭제하려고 한다. ”

 -상영시간은 그대로 맞추나? 
 “법정에서 증언을 한 수위 아저씨의 심경이 바뀌는 모습 등이 최종 편집에서 잘려나갔는데, 그런 장면들을 복원해 상영시간을 맞추려고 한다. 밥벌이 때문에 정의롭지 못한 선택을 했던 수위 아저씨가 바뀌는 모습 등을 통해 학생들도 볼 수 있는 교육적인 느낌을 좀더 넣고 싶은 마음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언제 재심의를 요청할 생각인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야 하지 않겠나. 다음주께 영등위에 재심의를 요청해보려고 한다. 고등학생들도 이 영화를 보면 같이 고민하고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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