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씨네 유씨네
영화를 보다 보면 누구나 궁금증이 생깁니다. 1959년 작이지만 지금 봐도 감탄하게 되는 <벤허>의 전차 경주 장면을 보면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에 과연 어떻게 찍었던 걸까?’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쉽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웹에서 모든 것이 검색 가능해진 시대지만 궁금한 부분을 콕 집어 찾기도 어렵고, 답을 찾아도 과연 확실한 것인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전문가들이 영화에 얽힌 다양한 지식을 설명해주는 ‘영화작품 사전’이 선보인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영화전문지 <씨네21>이 손잡고 함께 만든 이 인터넷 사전은 이런 궁금증과 아쉬움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영화 검색어를 네이버가 분석하고, 영화 전문기자와 평론가들이 각종 자료와 지식을 모아 영화별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알아두면 좋은 것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벤허>가 1950년대로는 어마어마한 100만달러를 투입해 7만3000㎡짜리 대형 전차 경기장을 짓고, 엑스트라 5만명을 동원해 100% 수작업으로 찍었다는 등의 재미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화팬들이라면 반길 법한 ‘영화 정보창고’가 생긴 셈입니다.
우선 1차분이 21일 네이버를 통해 공개됩니다. <벤허>를 비롯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등 85편에 대한 정보가 1차로 먼저 공개됐고, 6월까지 매달 추가분이 공개된다고 합니다. 영화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500편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정치·사회 이슈를 다룬 영화’ 등 35개 주제로 구분해 영화에 관련된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과 배우, 명장면·대사, 영화사적 의미, 제작 기법 등을 꼼꼼히 설명해놨습니다. 기자들이 풀어놓는 ‘뒷담화’ 등 읽을거리도 눈길을 끕니다.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된 점이 우선 반갑고, 산재해 있는 소중한 영화 관련 정보를 축적하면서 영화계의 지식 데이터를 집적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또한 반가운 소식입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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