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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제2의 우봉식’ 막으려면‘ 예술인도 노동자’ 인식을

등록 2014-03-13 19:40

홍씨네 유씨네
배우 우봉식. 그의 30년 연기 이력에는 영화와 드라마 6편이 남아 있습니다.

12살 때 텔레비전 드라마 <3840 유격대>(1983)를 시작으로 영화 <싸이렌>(2000)의 서완식 역, <플라스틱 트리>(2002)의 주만 역, <사랑하니까 괜찮아>의 영률 역 등 비중이 크지 않지만 조연으로 출연했고, 영화 <6월의 일기>(2005)에서는 우정출연을 했습니다. 2007년 텔레비전 드라마 <대조영>에서 맡은 팔보 역은 그의 생전 마지막 배역이 됐습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예술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극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거치며, 작은 배역이나마 평생 배우로 살기를 꿈꿨던 그가 9일 삶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대조영> 이후 배역 제의가 없자,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생활고와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해왔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 뒤에 정아율(1987~2012), 김수진(1975~2013) 같은 배우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앞서 이들 역시 비슷한 처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안타까운 선택을 했습니다. 2011년엔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이 생활고와 지병에 시달리다 숨진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와 국회가 가난한 예술인들을 위해 최소한의 복지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른바 ‘최고은법’(예술인 복지법)을 만들었습니다. 이 법은 많은 예술인들한테 기대를 받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예술인들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데다, 혜택을 받는 조건마저 까다로워 당장 생계를 걱정하는 이들을 사각지대에서 구제하지 못하는 탓입니다. 고용보험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앞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법적 제도가 예술인들을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데는 이들이 엄연한 노동자인데도 일반 노동자와 ‘격이 다른 예술가’로 보는 사회적 편견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제2의 우봉식’을 막자는 여론이 이번에도 구호로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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