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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 비극은 반드시 필요한가” 돌아오지 못한 전쟁의 증인들

등록 2019-07-22 08:11수정 2019-07-22 08:40

[한겨레-CJ문화재단 공동기획]
34)돌아오지 않는 해병
감독 이만희(1963년)
전쟁의 비극성을 담은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은 인천상륙작전 장면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해병대의 대대적 지원을 받아 실감 나는 전투 장면을 찍었다고 한다.
전쟁의 비극성을 담은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은 인천상륙작전 장면으로 시작한다. 실제로 해병대의 대대적 지원을 받아 실감 나는 전투 장면을 찍었다고 한다.
“너희 둘만은 꼭 살아 돌아가서 전쟁의 증인이 돼라.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죽었다고 … 인간은 반드시 전쟁이 필요한가를 물어봐라. 네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다오.”(호랑이 분대장, 장동휘 분)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해병대원들은 폐허가 된 한 공장에 숨어 있는 인민군 색출작전을 실시한다. 부대원들은 적군과의 항전 속에서 엄마를 잃은 소녀 영희(전영선)를 구출해 함께 지낸다. 서울 수복 뒤 부대는 북진하고 크리스마스 이틀 전 외박을 나갔던 분대원들에겐 복귀 명령이 내려진다. 중공군이 밀려오는 전선에 투입된 이들은 하나둘 죽음을 맞고, 구원병을 요청하러 간 통신병은 부대원들의 생사를 묻는 영희에게 모두 무사하다는 거짓말을 한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분대원들이 기마전에서 우승한 상금으로 막걸리 파티를 하는 장면.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분대원들이 기마전에서 우승한 상금으로 막걸리 파티를 하는 장면.
한국전쟁을 다룬 최고의 전쟁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은 인천상륙작전, 시가전 그리고 인해전술을 쓰는 중공군과의 대규모 전투 장면을 스펙터클하게 연출한 것은 물론, 분대원들 간의 좌충우돌 브로맨스를 흥미롭게 배치했다. 전쟁고아 영희의 내레이션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을 잘 드러내고, ‘소영웅’이라 할 수 있는 분대원 각각의 모습을 통해선 죽음에 대한 두려움, 전쟁에 대한 회의와 허무 의식을 표현했다.

이만희는 “감독이 되지 않았다면 직업군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을 만큼 전쟁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은 그의 초기 출세작으로, 그가 만든 전쟁영화 11편 가운데 두번째 작품이다. 그는 반공 의식을 앞세우거나 적대적인 관계로 북한을 묘사하는 대신, 다양한 등장인물의 개성을 입체적으로 살려 액션, 드라마, 웃음 속에 전쟁의 비극성을 녹여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장동휘, 최무룡, 이대엽, 김운하, 장혁, 구봉서, 독고성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은 흑백의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진한 전우애를 표현해 제1회 청룡영화상에서 ‘집단연기상’이라는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개봉판과는 다른 국외 개봉판을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했다. 국외판에는 삭제된 부분도 있어 길이는 더 짧지만 새로 촬영돼 덧붙여진 장면과 감독이 추가한 장면 등 15분가량의 추가된 내용이 있다고 한다.

심혜경/영화연구자·중앙대 전임연구원

※한겨레·CJ문화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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