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가수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곡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류이치가 표절 의혹을 두고 직접 입을 열었다. 하지만 유희열의 또 다른 곡 역시 표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소셜 프로젝트 코리아를 운영 중인 잇뮤직크리에이티브는 2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카모토 류이치 입장문을 공개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저희는 종종 전세계의 팬들로부터 유사한 제보와 클레임을 많이 받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가 필요한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한다”며 “우리는 즉시 ‘유사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음악적인 분석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류이치는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며 “(책임의 범위 안에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훌륭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것이 나의 오랜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유희열은 14일 소속사 안테나의 트위터에서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며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류이치의 피아노곡 ‘아쿠아’는 2013년 12월5일 공개됐다. ‘유희열의 생활음악’은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유희열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상 속 배경 음악처럼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선보여왔다. ‘아주 사적인 밤’은 지난해 9월29일 공개한 피아노 연주곡이다. 이 외 ‘일요일 오후’ ‘저녁 약속’ 등 8곡과 연주용 악보집이 담긴 엘피(LP)를 이달 발표할 예정이었다.
프로젝트그룹 토이의 7집 앨범 <다 카포> 표지. 안테나뮤직 제공
유희열이 류이치에게 “표절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받았지만, 유희열 곡이 유사 논란에 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희열 표절 의혹 또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유희열이 작사·작곡해 2002년 성시경이 발매한 ‘해피 버스데이 투 유’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 노래는 1998년 발매된 일본의 타마키 코지의 동명의 노래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곡의 도입부가 유사하고, 제목과 가사 일부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유희열이 2013년 <문화방송>(MBC) 예능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발표한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이 노래가 그룹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보디 범핀’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그의 소속사 안테나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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