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성악가 김태한(23). 금호아트홀 제공
성악 부문으로 진행된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바리톤 김태한(23)이 우승했다. 김태한은 4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12명의 결선 진출자들이 겨룬 최종 경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첼로 부문으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첼리스트 최하영이 우승한 데 이어 국내 연주자들이 2년 연속 이 대회를 석권하게 됐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열린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자 김태한(왼쪽)이 결과 발표 뒤 성악가 조수미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인 김태한은 지난해 9월 ‘금호영아티스트 콘서트’로 데뷔했다. 현재 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스튜디오 전문가 과정에 있으며, 오는 9월부터 2년 동안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오페라 스튜디오 멤버로도 활동한다. 지난해 스페인 비냐스 국제 콩쿠르와 리카르도 잔도나이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도 각각 특별상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김태한은 결선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 가운데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와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가운데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 등 네 곡을 불렀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2만5천유로(약 35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되는데, 벨기에 마틸드 왕비가 직접 시상한다.
바리톤 성악가 김태한(23)이 성악 부문으로 열린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금호아트홀 제공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는 ‘첼로-성악-바이올린-피아노’ 부문을 번갈아 해마다 개최한다. 성악 부문으로 치러진 올해 대회에서 64명의 본선 진출자 가운데 18명이 한국인 성악가였다. 김태한, 권경민, 정인호 등 3명이 결선에 올랐고 정인호는 5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소프라노 조수미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2011년 홍혜란과 2014년 황수미도 이 대회 성악 부문에서 우승했다. 김태한은 국내 남성 성악가로는 물론 아시아권 성악가 중에서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첫 남성 성악가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도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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