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 연주자 이해수(24)가 독일 공영 바이에른 방송이 주관하는 에이알디(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삼성문화재단 제공
비올라 연주자 이해수(24)가 10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폐막한 에이알디(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청중상 등 2개 부문 특별상도 차지했다. 이날 피아니스트 우용기(29)도 스코틀랜드 ‘스코티시 피아노 국제콩쿠르’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한국인 연주자들의 음악 콩쿠르 입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공영 바이에른방송이 1952년부터 운영해온 독일 최고 권위의 이 콩쿠르는 해마다 4개의 다른 분야에서 펼쳐지는데, 올해는 비올라와 하프, 더블베이스, 현악삼중주 부문이었다. 세계 각국 153명의 참가자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46명이 본선에 진출했고, 이해수 등 3명이 최종 결선에서 겨뤘다.
2위 수상자는 없었고, 독일과 일본 연주자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비올라 부문은 1962년부터 콩쿠르에 포함됐지만 1위 수상자를 배출하지 않는 등 대회를 깐깐하게 운영해 왔다. 비올라 부문 역대 7번째인 이해수의 우승은 그만큼 값지다고 볼 수 있다. 2013년엔 바이올린 연주를 겸하는 비올리스트 이유라(38)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이해수는 결선 무대에서 앤드루 그램스가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윌리엄 월턴의 비올라 협주곡을 협연했다. 이해수는 우승 상금 1만 유로(약 1400만원)와 2개 부문 특별상 상금(약 1300만원)을 받게 된다. 2011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이해수는 2018년 프림로즈 비올라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 입상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을 거쳐 미국 커티스 음악원, 독일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등에서 공부했다. 이해수는 올해 삼성문화재단 ‘뮤직 펠로우십’에 선정돼 1590년산 ‘가스파로 다 살로’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첼리스트 한재민, 어머니가 재일동포인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와 함께였다.
에아르디 콩쿠르는 한국인 연주자들과 특히 인연이 깊다. 정명훈(1973년 피아노 2위)과 조영창(1982년 첼로 2위), 서혜경(1983년 피아노 3위) 등이 이 콩쿠르 입상을 거쳐 입지를 다졌다. 2000년대 들어서도 입상이 이어졌다. 박혜윤(2009년 바이올린 1위), 김다솔(11년 피아노 3위), 노부스 콰르텟(12년 현악 사중주 2위), 황수미(12년 성악 2위), 김봄소리(13년 바이올린 공동 2위), 크리스텔 리(13년 바이올린 공동 2위), 한지호(14년 피아노 2위), 김강운(14년 피아노 공동 3위), 신박듀오(15년 피아노 이중주 2위), 이수연(15년 성악 2위), 손정범(17년 피아노 1위), 함경(17년 오보에 2위), 룩스 트리오(18년 피아노 삼중주 공동 3위), 김한(19년 클라리넷 공동 2위), 김준형(22년 피아노 2위), 김유빈(22년 플루트 1위) 등이 있다. 내년 대회는 성악과 첼로, 오보에, 목관 오중주 부문에서 진행된다.
스코틀랜드 스코트시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우용기(29). 금호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우용기는 10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막을 내린 '2023 스코티시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했다. 결선 무대에서 로열 스코티시 국립 오케스트라(지휘 데이비드 니만)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협연했다. 1위는 조너선 마모라(미국), 2위는 우용기와 일레이 하오(중국) 공동 수상이다. 이 대회는 프란츠 리스트의 수제자인 스코틀랜드 출신 피아니스트 프레데릭 라몬를 기리기 위해 1986년 창설돼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우용기는 쑤저우 진지 호수 국제 피아노 콩쿠르(1위), 홍콩 아시아 오픈 콩쿠르(1위), 서울국제음악콩쿠르(2위) 등에서 입상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