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 필사 ‘중국의 그림’ 초연 악보 30년 만에 한국으로

네덜란드 리코더 연주자 발터르 하우어 기증
“이 악보가 있어야 할 곳은 윤이상기념관”

윤이상이 직접 필사한 ‘중국의 그림’ 초연 악보를 네덜란드 리코더 연주자 발터르 판 하우어가 윤이상기념관에 기증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작곡가 윤이상이 직접 필사한 ‘중국의 그림’(Chinesische Bilder) 초연 악보가 30년 만에 한국으로 온다. 이 곡을 윤이상에게 위촉하고 초연한 네덜란드 리코더 연주자 발터르 판 하우어가 최근 경남 통영 윤이상기념관에 악보를 기증했다.

윤이상이 1993년에 발표한 ‘중국의 그림’은 리코더나 플루트를 위한 독주곡이다. 그해 8월 노르웨이 스바방에르에서 이 곡을 초연한 발터르 판 하우어는 “이 악보가 있어야 할 곳은 내 집이 아니라 윤이상기념관”이라며 “그의 음악이 그의 집에 돌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통영국제음악재단은 22일 전했다.

윤이상은 이 작품 중 제3곡 ‘원숭이 재주꾼’이 유년 시절 통영에서 경험한 ‘원숭이 놀이’와 관련 있다고 생전에 회고했다. 그는 “당시엔 심심치 않게 화려하게 차려입은 중국인들이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게 했다. 그 음악은 정말로 ‘원숭이 음악’이라고 불렸는데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떠올렸다.

네덜란드 델프트 출신인 발터르 판 하우어는 리코더와 바로크 플루트 연주자이다. 그가 리코더 연주법을 단계별·양식별로 정리한 3권짜리 저서 ‘모던 리코더 플레이어’는 요즘도 리코더 전공자들이 애용한다.

임석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