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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강영민의 소통법…박게바라 이어 지리산 무궁화 심고 빨치산학 공부

등록 2015-08-07 20:37수정 2015-08-08 15:37

강영민 작가가 지난 4일 서울 금호동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에 설치된 자신의 작품 앞에 앉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혁명가 체 게바라를 합성하고 빨치산과 현대 캠핑의 공통점을 찾는 작가의 예술세계처럼 그의 모습을 다중노출로 촬영했다. 한 장의 사진에 강 작가가 움직이는 여러 장면을 누적시켰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강영민 작가가 지난 4일 서울 금호동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에 설치된 자신의 작품 앞에 앉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혁명가 체 게바라를 합성하고 빨치산과 현대 캠핑의 공통점을 찾는 작가의 예술세계처럼 그의 모습을 다중노출로 촬영했다. 한 장의 사진에 강 작가가 움직이는 여러 장면을 누적시켰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토요판] 뉴스분석 왜?
팝아티스트 1세대 강영민 작가
▶ 참 재밌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궁금한 건 못 참고 공부를 해야 직성이 풀리며 경계를 오가고 저항의 무거움보다 소통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작가, 강영민입니다. 긴장과 위험을 즐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어떤 이념이나 진영에 확고히 두 발을 딛지 않고, 확고한 우군을 만들지 않은 채 세상과 정치에 대한 자기 표현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가 세상에 리플을 다는 방식은 그 누구의 방식도 아닌 강영민식입니다.

“2000년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부자 되세요’야. 그게 키워드야. 1990년까지 부자는 진부했어, 미학적으로. 나쁜 게 아니고. 부자가 단 하나의 키워드도 아니었고 선택 사항이었지. ‘부자 되세요’에서 생략된 게 뭐냐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라고. 대한민국의 헤게모니가 그렇게 바뀌었어. 정치에 관심을 가진 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야. 깜짝 놀란 거지. 어떤 느낌이냐면, 내가 가족들하고 평생 이 집에서 살았는데 나중에야 우리 집에 내가 모르는 다른 가족이 살아왔고, 내가 몰랐던 방이 이 집에 있었단 걸 알게 됐다고 해야 하나. 여기가 대한민국이면, 내가 전혀 모르는 대한민국이 평행하게 각각 다른 우주로 존재하는구나, 이걸 모르면 생존 자체가 안 되겠다 싶었어.”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 얼굴에 박근혜 대통령을 합성한 ‘박게바라’ 그림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 얼굴에 박근혜 대통령을 합성한 ‘박게바라’ 그림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 얼굴에 박근혜 대통령을 합성한 ‘박게바라’ 그림을 인터넷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박게바라 그림은 미술 애호가이든 아니든 다양한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퍼나르면서 폭넓게 소비되었다. 박게바라 그림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는지, 칭송하는지도 의미가 아리송하다. 2년 전 인터넷에서 한창 떠돌던 박게바라 그림을 그린 작가는 지난해부터 지리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리산 둘레길에 문화예술을 심는 ‘지리산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수의 상징’이 돼버린 무궁화를 심었다. 일베 회원도 동참했다. 어떤 이념이나 진영을 상징하는 꽃이 아닌, 꽃을 꽃으로 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모티브로 삼았던 강 작가가 이번엔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시를 연다. 서울 역삼동에 소재한 최초의 어린이미술관 헬로우뮤지움이 금호동에 동네 미술관을 만들었다. 분점 미술관을 만든 셈이다. 동네 미술관 개관 기념으로 여는 ‘놀이시작’에 강 작가와 오유경, 홍순명, 홍장오 작가가 참여했다. 9월30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강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하트가 주요 소재다. 2013년 ‘박게바라’ 그림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과거에나 지금도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졸린 하트’(sleeping heart)다. 졸려 보이는 빨간 하트. 하트는 그림 속에서 울고 있거나, 절망하거나 다양한 정서를 드러낸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 없고, 선거 때 투표도 잘 안 하고 놀러 다녔던 강 작가가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재로 작품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대선 당일 느꼈던, 특이한 감정을 털어놓는다. 대중적으로 회자된 박게바라 그림을 그렸지만, 그림의 대중성만큼 한국의 팝아티스트 1세대인 강영민(43) 작가에 대해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다. 인터뷰 요청으로 전화했을 때 그의 반응은 이러했다. “너무 뜬금없잖아. 내가 뭐 잘 못한 거야?”

2012년 대선 결과를 보고
타자와 제대로 조우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다른가
‘한 국가 두 국민’ 살지 말고
왔다갔다 무역하자 싶었다

보수애국의 상징 된 무궁화
일베와 함께 지리산에 심었다
소통 방법 보물처럼 찾는 예술가
‘남부군’ 읽으며 빨치산 공부
빨치산학은 현대 캠핑과 통해

박정희를 관광한 이유

-이번 전시 타깃이 어린이다.

“동심이 중요한 나의 테마지. 하트는 우울할 때 그린 그림이야. 마음이 울고 있는 그림이지. 하트가 감정이고 희로애락이야. 현대인들은 사회생활에서 희로애락 표현하면 병신 되잖아. 또라이지. 조직의 부속으로 쌩쌩 몰아가야 하는데 내 감정 드러내면 바로 아웃이야. 불행해. 그래놓고 집에 가서 울고 먹방이나 에스엔에스에 올리고. 그중에 일부는 일베하고. 일베가 이제 잉여나 루저만 하는 게 아니란 거 알죠?”

-하트를 그리던 작가가 2013년에 박게바라 그림을 그렸다. 정권 교체를 바라던 사람들에게 멘붕(멘탈 붕괴)이 찾아온 대선이 계기가 됐다고 했는데.

“멘붕은 조금 소극적인 거라 생각해. 나도 멘붕 했지만 그때 중요한 게 뭔지 생각했어. ‘왜 이렇게 다른가’. 타자를 제대로 조우한 거지. 미지와의 조우. 내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아는 건 독재자의 딸이라는 거, 싱글이라는 거. 박 대통령에 대해 알려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알아야 하니까 열나게 공부를 하다가 급기야 2013년 4월에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 갔어. 홍대 앞에 있는 작가, 젊은 미술인, 디자인 평론가 최범 선생하고 (팝아티스트) 낸시 랭이랑 박정희기념관에서 견학을 했어. 박정희기념관 고문 선생님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우릴 보고 티타임도 가졌어. 우리 각하를 알려고 오다니 대견하다, 젊은이들이 그래야지, 그런 분위기였어. 서울에서 45인승 버스 타고 구미 생가에도 갔어. 당시 슬로건이 ‘우리는 박정희를 관광한다’였거든.

구미 생가는 민속촌 같아. 막걸리집도 있고. 긴장이 풀렸는지 애들이 셀카를 찍어. 한 여자 작가가 육영수 면전에 손가락 욕을 날린 거지. 근데 이 작가 페이스북을 보면 당시 대다수 셀카를 그렇게 찍어. 시그니처로. 그 관광이 아주 흐뭇하게 끝났는데 그때 일베 레이더망에 그 여자 작가의 손가락 욕 사진이 걸렸어. 이 행사 디렉터가 강영민이란 게 털린 거지. 이놈 알고 보니까 낸시 랭이랑 과거에 아트 기획한 놈이란 것도 알게 되고. 일베에서 보면 낸시 랭이 미운 애잖아. 그때 박정희 숭모 단체가 그리 많은지 처음 알게 되었어. 영남에만 200~300개 돼. 나한테 폭탄 메일 오고, <조선일보>에서 공격하고. 나는 작가인데 <조선일보> 문화면이 아니라 사회면으로 기사가 처음 나간 거지.”

-왜 그때 하필 ‘관광’이라는 말을 썼나?

“재밌으라고. 공부하자고 하면 다 싫어하잖아. 박정희 대통령 하면 무섭잖아요. 아이템을 어떻게 샤방하게, 소프트하게 만들까 생각하다가 관광 코드로 하면 되겠다 싶었어.”

-공부해본 박정희 대통령은 어떻게 느껴졌나?

“반인반신. 인간이니까 인간적인 면이야 있지. 신적인 면은 대한민국의 근대, 모던한 환경, 모든 인공적인 것들의 창조자라는 점에서 그렇지. 모던월드를 만든 거지. 또 굳이 돈 벌고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람들을 훈육시켜 모던보이들을 만든 거지.”

-박정희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반가워하지 않을 답변인데.

“진보는 관광으로 삼을 가치도 없다, 무슨 아티스트가 그런 걸 하냐고 공격했어. 그러니까 양쪽에서 공격을 받은 거지. 그렇지만 적이라고 생각하면 적을 알아야 할 거 아냐.”

강 작가는 질문 하나를 던지면 그다음 질문을 예상이라도 하듯이 이야기를 완결성 있게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질문과 답변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끼어들 틈이 없다. 인터뷰 과정은, 들음과 동시에 다음 질문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완전히 타인의 이야기를 즐길 수 없다. 답변을 들으면서 다음 질문으로 뭐가 더 적확한지, 여러 후보군 가운데 골라야 하고 그 가운데서도 귀를 열고 공감을 표하다 보면 마음 편한 수다가 되기는 힘들다. 강 작가는 보수와 진보를 오가듯 인터뷰와 수다의 경계를 오가며 말했다. 질문은 짧고 대답은 길었다.

대답은 대다수 반말이다. 전날 인터뷰 약속을 잡느라 처음 전화했을 때도 오래 알고 지내는 친구에게 툭툭거리는 말투다. “어, 어. 아니, 아니. (장소는) 내가 문자 보낼게.” ‘서울 성동구 금호동1가 1787-1번지. 헬로우뮤지움.’ 전날 강 작가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고 순간 이게, 뭐지 싶었으나 그러함에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던 것은, 무례나 하대라기보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대하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해요’체 정도는 구사해야 양식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통념이나 규범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 같다고 해야 하나.

강영민 작가.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강영민 작가.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무궁화는 이념 아닌 꽃이다

-전시회 제목을 박정희 전 대통령 자서전에서 한 글자만 바꾸었다. ‘국가와 혁명과 나’에서 ‘너’로.

“바로 너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모던월드의 대상으로 봤던 사람이지. 국민들이라는 거지. 지금 현대 시민들, 소비자들이기도 하고. 또 박정희 그 자신도 돼요. 내 입장에선 박정희가 너니까. 세상에 댓글이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 댓글 안 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딱 두개야. 무관심 아니면 무서워서지. 요즘 댓글 무서워서 못 달잖아. 댓글은 소통이고 공감인데. 우리는 박정희를 엄청난 악, 아니면 엄청난 선으로 봐요. 신격화된 또는 악마화된. 둘 다 사람이 아냐. 그러니까 소통을 할 수가 없지. 너무 미워하거나 너무 숭배하니까. 아니면 관심 없든가. 나는 시민권자인데 리플을 달아야지. 전시는 박정희에 대한 강영민 방식의 리플이었어.”

-그 전시로 인해 보수층에서 연락이 없었나?

“보수층에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강영민이라는 희한한 놈이 있다고. 그분들이 아는 젊은 사람은 변희재밖에 없는데 예의 주시하는 대상이 된 거지. 이놈이 우리 각하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하는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를 모티브로 삼는 전시를 했으니까. 그것도 박근혜 집권 1년차에. 그들이 보기에 애매한 거야. 가만히 보면 우리 각하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까는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한 거야.”

-그 경계를 즐기는 것 같은데.

“긴장이 있는 게 좋지. 스탠스 하나 정하는 게 예술가들이 할 일은 아니잖아. 내가 박정희 전시회를 할 때 보수 어르신들이 나한테 화환을 보낸 적이 있어. 그 전시회 할 때 ‘축 강영민 국가와 혁명과 너 전시’라고 무궁화 나무를 보냈어. 내가 정 보내고 싶음 오픈 날에 보내지 말아달라고 했거든. 어용작가로 오해 살 수가 있으니 중간에 보내시라고. 아무튼 전시회 중에 그런 화환을 받았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내가 타자라고 생각했던 대상과 아예 척지지 말고 대화를 하는 거, 한 국가에 두 국민이 아니고 서로 툭 치고 가기도 하고, 왔다갔다 무역을 하자는 거지.”

-보수와의 조우 프로젝트는 일단락을 낸 것 같다.

“내가 정치적인 작가는 아니니까. 나름 일단락을 했어. 말 못할 사고가 많이 있었어. 에스엔에스 공격도 당하고 믿었던 후배들한테 뒤통수도 맞고. 없는 이야기도 들었고. 당분간 쉬어야겠다 싶어. 지리산에 무궁화 심는 프로젝트는 계속할 거야. 둘레길이 워낙 길어서.”

그는 지난해부터 지리산 둘레길 권역에 예술을 심는 ‘지리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안상수 전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과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지리산 실상사 등이 주축이 된 지리산 프로젝트에 큐레이터와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강 작가는 보수와의 조우를 끝내게 된 그 사고나 상처가 무엇인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한번 더 질문을 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지리산에선 무슨 일을 하나?

“지리산은 현대사의 비극과 아픔이 있는 곳이잖아. 영남과 호남이 만나고 동서가 만나는 지점이니까 여기서 사랑과 평화, 동서 화합의 메시지를 담아야겠다 싶어서 무궁화를 둘레길에 심었어. 보수 어르신들이 만든 사단법인 무궁화사랑협회라고 있어. 무궁화는 여야가 없고 보수·진보도 없고 좌우 없어 좋은 꽃이잖아요. 우리나라 대표 꽃이고. 보수 어르신들도 탈정치화되고 싶어서, 무궁화로 좀 화합하자, 그렇게 하신 것 같아. 내 느낌으로는. 내가 동서 화합의 메시지로 무궁화를 심는데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하니 그분들이 도와주시기로 했어.”

빨치산의 미학

-일베 회원도 무궁화 심기에 참여했다.

“2013년에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선생님이 낸시 랭하고 나보고 투어를 하재서 ‘나의 일베 전투기’라는 강연을 전국에서 한 적이 있어. 일베 회원이 강연에 꽤 왔어요. 날 공격하려고 왔는지 호기심에 왔는지 어떻게 알았겠어? 일간베스트 화면을 띄워놓고 강연을 하는데 지금 강연 중인 내용이 실시간으로 올라와. 1초 전에 찍힌 사진 같은 거. ‘계속 보고하겠음’이라고. 얘들이 신났어, 신났어. 그런데 내가 하는 이야기 들어보니까 이제껏 진보 하면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르거든.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 ‘일베 여러분, 일베는 나 같은 아티스트랑 닮은 점이 많다. 첫째, 자기 이야기를 너무 안 들어줘서 사회의 마이너리티고 소수자다. 둘째, 너무너무 내가 잘나고 맞는 말을 하는데 내 말 안 들어주는 게 억울하다. 당신들한테 공감대를 느낀다. 예술가들은 억울한 심정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당신들은 욕만 하는데 그건 품격이 떨어지는 거다. 청년 보수의 품격을 세우고 싶으면 신상 털지 말고 아트를 해라, 나처럼! 일베여, 예술가가 되자.’ 듣고 보니 좀 그럴듯하거든. 내 이야기 들은 일베 중에 어떤 회원이 나중에 전시장에 찾아오고. 어떤 친구는 작업실에서 박정희 그림 그리는 거 돕기도 하고 그랬어.”

-강 작가의 페이스북을 보면 근황이 나온다. 요즘 소설 <남부군>을 읽으면서 빨치산 공부를 하던데.

“생각해보니까 박정희기념관 관광이 다크투어리즘이야. 주류가 아닌 부정적인 것을 여행하는. 지리산 다크투어리즘을 해야겠다 싶어서. 빨치산을 소재로 한 남부군 책을 보는 것도 그렇고. 사상은 공산당인데 빨치산에도 미학이 있어. 난 미학에 늘 관심이 있거든. 남부군을 보면 빨치산학이 나오는데 최소한의 것만 들고 다니는 게 현대 캠핑이랑 통해. 캠핑의 대세는 경량화거든. ‘울트라 라이트 백패킹’(ultra light backpacking)이지. 또 스텔스 캠핑(stealth camping)이라는 개념도 있는데, 소리도 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가는 거야. 그 또한 빨치산과 비슷한 면이야. 예술가 역할이란 게, 전혀 이질적인 것, 연결 안 되는 것을 소통하는 방법론을 만드는 거잖아. 소통의 채널을, 공감의 단초를 만드는 거.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을 보물처럼 찾는. 그것처럼 즐거운 일이 있겠어?”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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