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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다시 4월, 사람들은 기억의 노래를 찾는다

등록 2016-03-23 20:45수정 2016-03-28 11:14

‘세월호 추모 화제’ 노래 2곡
다음달 16일 2주기를 앞둔 세월호 참사를 돌아보게 하는 노래 두곡이 나왔다. 최근 밴드 안녕바다가 낸 정규 4집의 ‘밤새, 안녕히’, 그리고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레드벨벳이 선보인 ‘7월7일’이다. 레드벨벳의 곡은 팬들이 뮤직비디오의 여러 상징적인 이미지에서 시작해 곡 전체로까지 세월호와 연관해 해석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경우다.

안녕바다 4집 수록 ‘밤새, 안녕히’
참사 당일 유가족 생각하며 작곡
“아픔 함께하려” 추모집회 참여도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2014년 5월 클럽 공연에서 안녕바다는 밴드의 히트곡인 ‘별빛이 내린다’를 부르기 전 이런 말을 한다. “이렇게 공연을 하는 걸 보고 생각 없는 행동이라고도 하는데, 이럴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가면서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안녕바다는 잊지 않았다.

23일 3년 만에 나온 앨범의 이름이 된 곡 ‘밤새, 안녕히’는 깊은 슬픔에 잠긴 목소리가 가만가만 부르는 곡이다. “가엾은 그대여 밤새 안녕… 차가운 파도에 남아…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시간과 끝내 전하지 못한 미안함이 눈물로 흩어져 가지만….” “가지 마”라는 절규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밤새, 안녕히’를 만든 안녕바다 보컬 나무는 23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4월16일 밤에 곡을 썼다. 그날 밤 유가족들이 학생들을 기다리며 안타까워할 때 ‘밤새 안녕히’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안녕바다는 2014년의 광화문 광장 추모집회에도 참여했다. “감히 위로를 건넬 수 없는 상황에서 아픔을 함께하고자 했다.” 이어지는 노래 ‘첫눈’ 또한 2014년 유족들의 겨울을 떠올리면서 썼다. 안녕바다는 4월8일과 9일 서울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앨범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 ‘밤새, 안녕히’를 연다.

레드벨벳 ‘7월7일’ 뮤직비디오
물이 차오르는 배·선실 복도 등
팬들 ‘4·16’ 해석…소속사 “추모곡 아냐”

‘7월7일’은 레드벨벳이 17일 공개한 두 번째 미니앨범 <벨벳>의 타이틀곡이다. 칠월칠석 같은 기적적인 만남을 감지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 노래다.

그런데 멤버 웬디가 노란 종이배를 들고 있는 티저 광고와, 물에 잠기고 사다리를 오르는 내용의 뮤직비디오를 여러 팬들은 ‘세월호’에 연결해 해석하고 있다. 어두운 얼굴로 화장하는 멤버들과 선실 분위기의 좁은 복도,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조이, 물이 차오는 줄도 모르고 배에 드러누운 예리, 급기야 터져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 등이 세월호의 급박한 순간들을 재현했다는 것이다.

팬들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글자와 색깔까지 해석의 틀로 가져오고 있다. 타이틀 글자 위 ‘달’ 이미지를 ‘음력’으로 해석하는데, 앨범 발매일인 3월17일은 세월호 사고가 난 4월16일의 음력 날짜다. 앨범 이미지에서 제일 왼쪽 멤버 예리가 흐릿하게 나와 있는 데도 눈길을 건넨다. 많은 이가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나이가 18살, 예리 또한 18살이다. 그러고 나면 노래가사가 더 애틋해진다. “꿈속이라도 괜찮으니까 우리 다시 만나.”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쪽은 “‘7월7일’은 견우와 직녀 설화를 새롭게 각색한 스토리”라고만 말했다.

다만 에스엠 이성수 프로듀싱본부장은 이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도 영리기업이니 중립적 태도를 지키지만 그러면서도 할 얘기는 해왔다. 엑소의 ‘마마’는 디지털 세상을 비판했다. 에프엑스의 ‘레드 라이트’도 세월호를 정면 비판한 거였다.”(<케이팝으로 보는 대중문화 트렌드 2016>)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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