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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전기차 열등생’ 도요타, 배터리 승부수 주가 급등…파괴력 따져봤다

등록 2023-06-14 08:00수정 2023-06-14 10:35

사토 고지 새 도요타자동차 최고경영자가 2023년 2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뉴스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토 고지 새 도요타자동차 최고경영자가 2023년 2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뉴스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열등생’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잰걸음을 놀리고 있다. 올해 1월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한 뒤 지난 4월 전기차 전환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혀온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내연기관 시대의 강자 도요타가 전기차 시대에서도 ‘우등생’으로 자리매김할지는 모호하다. 양산 예정 시점이 경쟁사에 견줘 이르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이날 도쿄 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급등했다.

도요타는 지난 8일 일본 시즈오카현에 있는 연구소에서 연 ‘도요타 테크니컬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13일 공개했다. 이 워크숍은 도요타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출동해 전기차 전환 등 새 전략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워크숍에 붙인 주제도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자’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전고체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의 양산 시점이다. 도요타는 이날 공개한 자료에 그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적시했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 기술 수준에선 전고체 배터리의 제조 비용이 오늘날 전기차 배터리의 주류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견줘 4~25배가 높은 점을 염두에 두면, 앞으로 3~4년 내에 가격 경쟁력이 있는 수준까지 제조 기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는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면 전기차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물성이 고체인 덕택에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덜하며 다양한 모양으로도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 밀도도 높아 전기차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줄곧 있었던 까닭이다. 도요타도 자사 전기차 ‘비지포엑스’(bZ4X)에 이 배터리를 탑재하면 한번 충전에 1200㎞를 주행할 수 있으며, 충전시간도 10분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도요타는 독일 폴크스바겐과 함께 세계 1∼2위를 다투는 완성차 업체지만 전기차 분야에선 존재감이 미미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모델도 단 한 대 뿐으로 판매실적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800만대까지 성장한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해 도요타가 판 전기차는 고작 2만대에 그친다.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차에 너무 오래 머무르다 시장 변화에 너무 둔감했던 것 아니냐는 혹평을 받은 까닭이다.

도요타가 이날 작심하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다. 도요타가 제시한 양산 계획 시점 자체가 경쟁사보다 이르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엘지(LG)에너지솔루션·삼성에스디아이(SDI)나 중국 시에이티엘(CATL) 등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 시점을 2026~27년으로 놓아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도쿄 증시에 상장된 도요타 주가는 이날 5% 남짓 급등했지만, 그 의미를 높게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국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테슬라 주가도 급등했다”고 짚으며 “도요타 발표가 파괴력이 있었다면 경쟁사들의 주가는 휘청였어야 한다”고 짚었다.

물론 도요타는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평판을 갖고 있는데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특허 등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업체인 터라 도요타를 낮춰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도요타는 202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주행 영상을 공개한 바도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소재·부품 산업 경쟁력은 물론 제조 경쟁력도 월등하게 뛰어나다. 도요타의 로드맵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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