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의 대표주자인 삼계탕 가격이 오름세다. 치솟는 밥상물가에 대한 시름은 복날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초복(11일)을 앞두고 여름철 대표 보양식 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오름세다. 집에서 해먹는 ‘한 끼 보양식’도 1년 사이 14% 이상 더 부담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닭고기 소매가격은 6364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584원에 견줘 13.9%가 올랐다. 도매가격 역시 kg당 4262원으로 1년 전 3879원에 견줘 10% 가까이 비싸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가격이 오른 데 대해 “사료 등 생산비 상승으로 사업자가 사육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인 데다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져 육계 공급이 감소한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축산부 집계를 보면, 올해 육계 도축 마리는 6442만 마리로 전년 6817만 마리보다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계 가격이 오르면서 사 먹는 삼계탕 가격 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삼계탕 가격은 평균 1만6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4577원에 견줘 12.7%나 올랐다. 4인 가족이 외식을 할 경우, 7만원 정도는 각오해야 하는 셈이다.
4인 가족을 위한 초복 보양식을 준비 중이라는 50대 주부 강아무개씨는 “외식을 하려니 부담이 너무 커서 집에서 삼계탕을 끓여 먹을 생각인데, 닭뿐 아니라 대추·인삼 등 다른 재료도 모두 지난해보다 올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4인 삼계탕을 푸짐하게 끓이려면 4만원은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 대목 장사를 준비 중인 식당 점주들도 부담이 크기는 매한가지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한겨레>에 “올해 삼계탕 가격을 1~2천원씩 올린 상태인데, 손님들이 비싸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하지만 닭값뿐 아니라 하다못해 소금·파 등 모든 물가가 다 올랐고, 여기에 가스비·전기세·임대료 등도 올랐다. 값을 올리고 싶어 올리는 게 아닌데, 자영업자의 고충도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식품 할인지원 사업을 통해 국내 대형마트 6곳에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닭고기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여름철 소비가 늘어난 삼계탕용 닭의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업계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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