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10.7%로 전체 물가 상승률(2.3%)의 4.7배에 달했다. 연합뉴스
아이 셋을 키우는 주부 유아무개(47)씨는 여름철 아이들 간식으로 많이 구매하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요즘 부담스럽다. 편의점에서 세 아이가 몇 개씩만 집어도 1만원이 훌쩍 넘으니 간식값을 대기도 만만치 않다. 유씨는 “매일 35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니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 한꺼번에 사두고 먹이고 있다”며 “최근 우유 가격이 또 오른다는 뉴스를 봤는데, 아이스크림 가격도 덩달아 오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아이스크림의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정부의 요청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라면·빵·과자의 물가 상승률이 소폭 내린 것과도 대조적인 양상이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달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10.7% 상승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2.3%)의 4.7배에 달한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13.7%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5월(1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4월 10.5%, 5월 5.9%로 둔화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6월 9.4%로 다시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엔 10% 선을 넘은 것이다.
이는 빙과 업체가 원부자재·인건비·물류비·공공요금 등의 인상을 내세우며 가격 인상에 나선 탓으로 분석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할인점·일반슈퍼 공급가를 올렸고, 빙그레도 같은 달부터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도 누가바, 쌍쌍바, 바밤바 등의 가격을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이어 지난달에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편의점 공급가마저 25% 인상한 바 있다. 주요 편의점이 공급가 인상에도 판매가 인상을 보류했지만, 일시적 조처여서 곧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은 지난달 라면, 빵, 과자 등의 물가 상승률이 소폭 내린 것과도 비교된다. 지난달 라면 물가 상승률은 10.0%로, 전월에 견줘 3.4%포인트 내렸다. 빵 물가 상승률 역시 8.1%로 3.4%포인트 하락했고, 스낵과자 역시 8.1%로 2.4%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제분업계의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라면, 빵, 제과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농심은 신라면 출고가를 4.5% 인하한 것을 비롯해 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주요 라면 업체가 가격을 평균 4~5% 내렸다. 롯데웰푸드·해태제과 등도 일부 과자 가격을 인하했고, 에스피씨(SPC)와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도 일부 제빵 품목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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