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방송을 통해 혐한 및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일본 화장품 업체 디에이치시(DHC)의 한국 법인이 논란 사흘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디에이치시코리아는 13일 오후 김무전 대표 이름으로 “금번 ‘디에이치시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자사 누리집과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발표됐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디에이치시코리아는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다. 해당 방송은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이에 대해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이어 “디에이치시코리아는 ‘디에이치시텔레비전’과는 다른,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며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했다.
디에이치시는 한국 불매운동을 깎아내리고 역사를 명백히 왜곡하는 내용을 담은 자회사 ‘디에이치시 테레비’의 ‘도라노몬 뉴스’ 방송 프로그램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말 이 방송에 출연한 극우 성향의 일본 패널들은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라며 일본산 불매운동을 비하하고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는 등 역사 왜곡 발언을 남발했다. 이후 비난 여론이 들끓자 디에이치시코리아는 지난 11일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댓글 기능을 차단했는데, 이날부터 댓글 차단 조처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디에이치시코리아 대표 명의로 발표된 이번 사과문에 디에이치 일본 본사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디에이치시코리아는 한국 비하 발언 중단을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혐한’ 논란이 일어난 뒤에도 비슷한 내용의 방송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일본 자민당 의원이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독도를 한국이 무단 점유했다”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앞서 일본 본사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유니클로는 불매 초기 한국 법인이 진화에 나섰지만,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일자 나흘 만에 한국 법인과 일본 본사 공동명의로 사과문을 다시 발표한 바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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