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먹는 걸 촬영할 때 손가락으로 집는 거 다 금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입에 집어 넣거나, 집게로 집어야 하나. 황당하다.”
편의점 지에스(GS)25 포스터에서 시작된 ‘남성 혐오’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3일 다른 편의점 업체 관계자가 내놓은 반응이다. 특히 ‘식품을 집는 모양’은 매우 흔한 이미지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한 사안을 언론이 퍼나르면서 마치 ‘사회적 문제’인양 보도하자 기업들도 위축된 모양새다.
특히 소비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불매운동 대상이 되기 쉬운 식음료 및 유통업체들이 급격히 몸을 사리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지에스25의 사과문을 봐도 불합리하거나 면피성으로 보이지 않는데, ‘과도한 몰아세우기’처럼 보인다”면서도 “물론 기업은 이런 논란 자체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마케팅 기획과 활동에서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말에 이슈가 전파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복수의 업체들은 과거 이미지에 문제의 소지가 없을지 점검하고, 내부적으로 마케팅 이미지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이마트24도 포스터 일러스트에서 남성이 별을 가리키는 손모양이 논란이 될까 우려하며 곧장 손가락을 숨기는 이미지로 바꾸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도 “작은 초콜릿이나 껌, 사탕 등을 표현할 때에는 당연히 손가락으로 집는 게 많지 않느냐. 지에스25 이미지를 아무리 봐도 왜 남성 비하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남자’ 문제와 젠더 이슈를 언론에서 계속 엮어서 불붙이는 모양새”라면서도 “입에 오르내리지 않게 조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지에스25는 이날 오전 마케팅 임원과 팀장은 임직원 회의에서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젠더) 이슈를 체크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이미지는 외부 유료 사이트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에스25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벌어지자 영업직원들은 관리하는 점포를 돌아다니면서 배경 설명 및 사과를 진행 중이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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