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등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 전망과 관련해 석유와 석탄 값은 각각 내년 초와 내년 1분기 이후 점차 진정되겠지만, 천연가스는 가격 안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1일 ‘해외경제 포커스’ 자료를 통해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단기적 수급 불균형과 에너지 전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의 탄소 중립 정책 추진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단기적 수급 불균형은 북반구가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내년 초까지는 이어지다가 이후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은은 석유 가격의 경우 올해 겨울 높은 수준을 기록한 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미국 에너지청(EIA)은 올해 겨울 이후 원유 공급 증가로 수급 불균형이 점차 완화됨에 따라 (석유 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계획 등을 감안할 때 투자 자금 유입에 따른 유가 상방 압력도 약해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석탄 가격은 내년 1분기가 지나야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주요 기관은 최근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급 불안 완화에도 낮은 재고 수준, 겨울철 전력 난방용 수요 증가 예상 등으로 석탄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10월 중 폐광 지역 생산재개, 신규 탄광 승인 등을 통해 생산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안정적인 재고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천연가스는 다른 에너지보다 불안정한 가격 상승세가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주요 기관은 천연가스 가격이 단기 수급 불균형 지속 가능성과 구조적 측면에서의 가격 상방 요인 등의 영향으로 예년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연가스는 여타 화석 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에너지로 인식돼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수요가 견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안정에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세계적 에너지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탄소 중립 추진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고, 예상치 못한 수급 불균형이 빈번히 발생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에너지 전환으로 화석연료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특정 시점에 수요와 공급이 서로 크게 상회하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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