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원-달러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 달러를 내다파는 시장개입을 단행한 등의 영향으로 한달간 외환보유액이 196억6천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말 외환보유액이 4167억7천만달러로 한달 전보다 196억6천만달러 감소했다고 6일 밝혔다.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폭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274억2천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한은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방어 차원에서 보유 달러 매도에 나선 결과라는 설명이다. 9월말 외환보유액의 전월 대비 감소비율은 -4.5%로 역대(1971년 이후) 32번째로 큰 감소비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미국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의 여파로 1400원을 넘어선 뒤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달러 강세 현상으로 유로·엔 등 달러 이외 기타통화로 표시된 자산(주로 유가증권으로, 보유고 통화구성에서 약 31%)의 달러 환산평가액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유로(-2.0%), 파운드(-4.4%), 엔(-3.9%) 등 통화는 모두 9월 한 달간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졌다. 반면에 9월 중 미 달러화는 약 3.2%(달러인덱스 기준) 평가절상됐다.
9월말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미 국채 등) 3794억1천만달러(비중 91.0%), 예치금 141억9천만달러(3.4%), SDR 141억5천만달러(3.4%), 금 47억9천만달러(1.2%), IMF포지션 42억3천만달러(1.0%)로 구성돼 있다. 8월말 대비로 유가증권에서 155억3천만달러가, 예치금(주로 국내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에서 37억1천만달러 줄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 수준이다. 한 달 전보다 한 단계 올라왔다. 기존 8위였던 홍콩의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 줄면서 한 단계 내려갔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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