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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오일머니’ 빈 살만 눈도장 찍으러…이재용·최태원·정의선 총출동

등록 2022-11-17 13:49수정 2022-11-17 21:20

그룹 총수들 눈도장 찍기 분주
네옴시티 등 대규모 사업 기회
“경기침체 속 놓칠수 없는 고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기 위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공식 방한한 17일, 재계는 하루종일 들썩였다. ‘오일 머니’로 무장한 최대 해외 투자국의 실질적 권력자이기에 국내 주요 기업들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공식 회담과 오찬을 한 뒤 늦은 오후 숙소인 롯데호텔에서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차담회를 했다.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디엘(DL)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애초 주요 그룹 총수 4~5명만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사우디 정부·기업들과 협력·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의 총수들이 막판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을 위해 이 날로 예정됐던 재판에 불출석을 신청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6월 처음 방한했을 때도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5대 그룹 총수들과 별도의 깜짝 회동을 한 적이 있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빈 살만 왕세자의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주요 기업들마다 관련 정보를 주고받느라 분주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오일머니로 무장한 사우디는 거대한 투자처로서 놓칠수 없는 비즈니스 파트너다. 어떻게든 권력 실세한테 눈도장을 찍고 싶어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재계의 관심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모아진다.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지하에 고속철도 터널을 뚫는 공사를 수주했다. 여기에 더해 첨단 도시인 만큼 삼성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무선통신 기술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생태계 구축 사업에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친환경 에너지만 사용하도록 설계돼 에스케이와 한화는 주력하고 있는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참여를 꾀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3년 전 방한 때도 우리 정부와 재계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환영 오찬에는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회장 등 주요 재벌그룹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찬을 주최한 데 이어 에쓰오일(S-Oil)의 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과 친교 만찬 행사까지 하루종일 일정을 함께 했다. 당시에도 두 나라 정부와 기업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에너지 분야에서 총 사업 규모가 83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르는 10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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