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0시30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19년 6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총리실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한국 주요 기업들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들이 각종 대형 협력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을 비롯한 두 나라 정부와 경제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산업부가 전했다. 이 가운데 6건은 한국 민간 기업과 사우디 투자부 간, 17건은 공기업이 포함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기관·기업 간, 3건은 사우디가 투자한 기업(에쓰오일)과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 맺어진 것이다. 각 협약의 예정된 사업비가 조 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다.
울산 2단계 석유화학 사업(샤힌 프로젝트)을 추진하는 에쓰오일이 국내 건설사들과 체결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은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로 꼽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대주주다. 샤힌(아랍어로 매라는 뜻) 프로젝트는 약 7조원을 들여 울산에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구축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공식화됐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정부·기업과 잇달아 계약과 양해각서를 맺었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발표한 초대형 신도시 사업이자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다. 사업비 5천억달러(약 640조원)를 들여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첨단 미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예정 사업비가 65억달러(약 8조5천억원)에 달하는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추진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임직원 숙소 1만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를, 한전은 사우디 민간발전업체(ACWA파워)와 그린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협력 약정을 맺었다.
현대로템은 사우디 철도청에서 추진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네옴 철도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사우디 고속철 사업을 따내면 한국 고속철의 첫 수출 사례가 된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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