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광화문빌딩 이스트(앞쪽건물)와 케이티 광화문빌딩 웨스트 전경. 연합뉴스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케이티(KT)가 이른바 ‘친윤’으로 꼽히는 임승태 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이사회에 투입했다. 또한 사외이사 대부분을 재선임하기도 했다. 지배구조 개선 의지는 보이지 않고 정권 눈치보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티는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새 사외이사에, 서창석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태스크포스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했다고 8일 공시했다.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케이티렌탈 대표 세 사람의 임기는 연장하기로 했다. 케이티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비롯한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새 사외이사에 선임된 임 고문이 ‘친윤’ 인사라는 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임 고문은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를 지냈다. 임 고문은 이날 케이디비(KDB)생명 대표이사에 내정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케이티가 대통령실과 여당의 심기를 고려한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임 고문이 속한 법무법인 화우는 구현모 전 대표이사의 ‘쪼개기 후원’ 관련 재판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기도 하다.
앞서 케이티는 이날 오후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의 요청에 따라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대표이사 선임 절차와 사외이사 구성 등 지배구조 관련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케이티 새노조 관계자는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 출범 발표 두시간여 만에 대부분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는 내용의 임시 이사회 논의 결과를 발표한 건데, 과연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케이티는 오는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케이티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윤경림 후보자의 새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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