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왼쪽 두번째)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월간으로 마이너스를 지속중인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들면서 지난 2분기(4∼6월)에 한국경제가 힘겹게 0.6%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분기 성장률은 수출 급감과 함께 지난해 4분기(-0.3%)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민간소비 증가 덕에 올해 1분기(0.3%)에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줄었다. 한은은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분기 민간소비가 주춤했다. 1분기 방역조치 해제로 이들 품목에서 소비가 늘었기 때문에 2분기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난데다, 5월 기상 여건도 나빠 대면 활동이 제약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부진한 수출을 대신해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가 반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좋은 ‘상저하고’ 경기 흐름이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지출 등 사회보장 현물수혜 위주로 1.9% 줄었다. 정부소비는 2000년 4분기(-0.4%) 이후 22년여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한은은 “2분기 코로나19, 독감 환자 수가 1분기보다 줄어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했다. 연초 방역조치 해제로 방역 관련 정부 지출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 토목건설과 운송장비 부진으로 0.3%, 0.2%씩 뒷걸음쳤다. 민간·정부 소비와 투자가 모두 줄었는데도 전체 국내총생산이 0.6% 증가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 덕분이었다. 실질 국내총생산은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면서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분기 수출은 1분기 대비 1.8% 축소됐다.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4.2%나 감소했다. 1분기 수입 증가로 재고가 쌓인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이 2분기에는 급감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3%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1.3%포인트(p)만큼 홀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면에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낮췄다. 한은은 “2분기 0.6% 성장으로 올해 상반기 성장률(전년동기대비)은 지난 5월 전망치(0.8%)보다 높은 0.9%로 집계됐다”며 “한은의 올해 성장 전망치(1.4%)를 달성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 0.7%가량 성장해 하반기 성장률이 1.7%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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