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택. 주택연금. 고소득. 대출. 아파트. 게티이미지뱅크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의 헤럴드 핑거 IMF-한국 연례협의단 대표는 6일 2023년 연례협의 결과에 대한 기자브리핑(온라인)에서 “한국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된 가운데 일부 지역 집값이 상승하고 이미 높은 가계부채도 지난 분기에 다시 반등했다”며 “(한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취했던 여러 정책적 조처들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핑거 단장은 특히 “가계의 모기지대출(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부르거나 시장이 안정화된 시점에서의 불필요한 조처는 재고려와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부채 증가율을 둔화시키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되돌리라는 얘기다.
이날 국제통화기금 연례협의단은 협의결과 발표문에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는 임시적, 선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주택 관련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조치들은 과도한 가격하락을 방지하는 것과 질서 있는 조정을 허용하는 것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높은 민간 부채를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핑거 단장은 또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값을) 1.4%로 낮춘 건 이전에 기대한 수준보다 회복세가 더딜 수 있다는 부분을 감안한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 둔화로) 내년에 한국에도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핑거 단장은 “한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게 아닌 만큼, 긴축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해야 하며 정부의 재정 건전화 정책도 통화 정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9월 금융위기설’을 두고는 “한국의 금융위기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2주간 정부와 연례 협의를 한 국제통화기금 협의단은 오는 11월 ‘한국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헤럴드 핑거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담당 단장. 기획재정부 제공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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