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미국과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한국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미·일의 높은 성장세를 반영해 양국의 성장률 전망값을 이전보다 대폭 상향 조정한 결과다. 반면 저물가·부동산 위기 등이 불거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큰 폭으로 끌어내리며 내년에 4%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오이시디는 19일 주요20개국(G20)의 성장과 물가 전망을 담은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6월 전망보다 0.3%포인트 끌어올린 3.0%, 내년 성장률은 0.2%포인트 하향한 2.7%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연초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회복세가 뚜렷했지만, 고금리·중국 경제 둔화 등의 여파로 내년 성장세가 둔화하리란 시각이다.
나라별 전망은 차이가 크다. 올해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 전망값은 2.2%와 1.8%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에 견줘 각각 0.6%포인트와 0.5%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반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석 달 전과 같은 1.5%로 유지했다. 올해 미·일이 한국보다도 큰 폭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오이시디는 앞서 2021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5회 연속으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값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내년에도 미국은 기존 전망보다 0.3%포인트 높은 1.3%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2.1%를 유지했다.
중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의 성장 전망은 부쩍 어두워졌다. 오이시디는 중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값을 5.1%, 4.6%로 6월보다 0.3%포인트, 0.5%포인트 낮춰잡았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으로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리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순수출을 제외한 내수 성장률이 3%포인트 추가 하락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도 0.6%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로존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도 각각 0.6%, 1.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석 달 전 전망값에서 올해 0.3%포인트, 내년 0.2%포인트를 각각 하향 조정했다. 독일의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 대비 0.2%포인트 낮은 -0.2%에 머물 것으로 봤다.
오이시디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내년까지는 정책금리 인하 여지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재정 여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향후 정책 수요를 충족하고 미래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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