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회복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의 반등 조짐, 서비스업·고용 개선의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7월 6개월 연속 ‘경기 둔화’ 진단을 유지하다가 8월부터 석 달 내리 둔화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달 ‘일부 완화’에서 이 달에는 ‘점차 완화’로 더 낙관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근거는 제조업 생산과 수출 개선 조짐이다. 지난 8월 제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5.6% 늘며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가 13.4%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감소폭도 올해 1분기 12.7%에서 2분기 12.0%, 3분기 9.8%로 축소됐다.
소비 속보 지표를 보면, 지난달 국내 카드 승인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늘어났다. 8월(2.9%) 대비 증가율 폭이 2배 남짓이다. 8월에 마이너스(-)를 보인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도 각각 0.9%, 7.3% 증가로 돌아섰다. 추석과 임시공휴일 등 긴 연휴와 더불어 선물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재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정세 불안이 더해지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 유가 상승,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 등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충돌이 미칠 영향을 두고 “두 국가가 산유국이 아니고 원유의 주 운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으로부터 떨어져 있어서 현재의 형태가 유지된다고 하면 국제 유가나 금융시장 영향,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사태 전개의 향방과 지속성 여부, 타국으로의 확산 여부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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