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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하버드대 경제 석학 “1∼2%대 저금리 시대 당분간 안 온다”

등록 2023-11-02 17:49수정 2023-11-03 02:42

로고프 교수 “미, 내년 정책금리 인하…저금리 기대 어려워”
미스터 엔 “엔화, 내년 여름까지 달러당 150엔으로 절상”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2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2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미국이 내년 중반 이후 정책금리 인하에 나서겠으나, 당분간 과거와 같은 1∼2%대 저금리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세계적인 경제석학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전망했다. 높은 물가상승 압력 탓에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스터(Mr.) 엔’으로 불려온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은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엔화가 바닥을 치고 지금보다 10% 이상 절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위대한 걸음’을 주제로 연 국제 콘퍼런스에는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케네스 로고프 석좌교수 등 석학과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관 등 세계 경제계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로고프는 화상으로 연결한 토론에서 “늦어도 내년 중반 이후에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꺾일 것”이라면서도 “정말 강력한 경기 침체가 있기 전에는 1∼2%대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경기 침체가 있다 하더라도 정책금리가 0%까지 다시 내려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굉장히 많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현재 연 5.25∼5.5%인 미국의 정책금리가 내년부터 인하되더라도 상당 기간 3∼4%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장기 구조적인 경제 정체(secular stagnation)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간 0∼2%대에 머문 저금리 시대로 돌아가지 않으리란 시각이다. 로고프는 “어린 세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0% 정도의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나이브하다(천진하고 소박하다)”며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를 일시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로고프는 일찍부터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버블)을 경고해왔다. 이날도 그는 “중국의 인프라 건설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며 향후 성장률도 상당히 둔화해 3% 정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이 2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이 2일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엔화가 현재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지만, 전반적으로 절상될 것”이라며 “내년 여름 정도까지 달러당 130엔 정도까지 강세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현재의 엔화 약세는 일본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탓인데, 내년에 일본 경제가 미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엔화 강세로 돌아서리란 얘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는 녹화 기조연설에서 “회사는 주주만 신경 쓰면 된다는 신자유주의의 이른바 ‘주주가치 극대화’가 우리를 파국의 길로 이끌었다”며 “환경·사회·투명경영(ESG)은 지속 가능하고 평등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표준화된 공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위대한 걸음은 두말할 나위 없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행동”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 발표한 ‘탄소중립 2050’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치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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