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9월에 이어 다시 동결했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일 현재 5.25~5.5%로 22년 만의 최고 수준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높은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려고 5월 연방공개시장위 회의 때까지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뒤 6월에는 동결하고, 7월에는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연방공개시장위는 두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률을 이유로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방공개시장위는 성명에서 “하락하고는 있으나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2%를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며, 물가와 노동시장 상황 및 그동안의 금리 정책 효과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와 (연방공개시장위의) 대다수 동료들은 가격 안정성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경제 성장 속도가 다소 늦춰지고 노동시장 상황이 다소 누그러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가 가계와 소상공인 등의 지불 여력을 과소평가했다고도 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소비와 투자 증가에 힘입어 4.9%(연율)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파월 의장 말은 미국 경제가 예상 이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물가 안정에는 부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6월(9.1%)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6월 3.0%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한 것이라 연준으로서는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 회의 때도 연내에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방침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에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12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할 가능성이 남게 됐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데 이어 연준도 동결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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