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일자리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지난달 국내 실업률은 2.1%로 10월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체 경제 활동 인구 중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가 100명 중 2명꼴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코로나19 당시를 제외하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1%대 초반에 불과할 전망인데, 일자리만 호조세인 이유는 뭘까.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펴낸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 ‘한국의 낮은 실업률의 이해’라는 별도 분석 상자를 담았다. 이 기구는 “한국의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치”라고 진단했다.
아이엠에프가 주목한 건 ‘일자리 매칭의 효율성’이다. 이 기구는 “노동시장의 매칭 효율성 개선이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실업률을 낮추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짚었다. 실제 아이엠에프 분석에 따르면 매칭 효율성은 앞선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국내 실업률을 평균 1%포인트가량 낮추는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노동시장 매칭 효율성, 빈 일자리 비율(경제활동인구 대비 빈 일자리 비중), 경제활동참가율(LFPR), 생산 연령 인구 증가율 등이 실업률에 미친 영향. 단위:%포인트,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 갈무리
이는 일자리 찾는 노동자와 인력을 구하는 기업이 과거보다 쉽게 만나며 노동력의 수급 불균형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아이엠에프는 “코로나19 해제에 따른 서비스 일자리 확대와 서비스 쪽 일자리를 주로 찾는 여성과 고령자의 노동 참여 증가도 노동시장의 매칭 효율성 개선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 이후 부쩍 늘어난 보건·복지업,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 일자리는 제조업 수준의 숙련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터라 일자리 매칭도 상대적으로 수월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 초기에 감소했던 빈 일자리의 확대, 생산 연령 인구의 증가율 둔화 등도 실업률 감소에 함께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엠에프는 “중기적으로 한국의 노동시장 매칭 효율성 개선이 구조적으로 지속한다면 실업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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