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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법인세, 연 2천억원 더 깎아준다…반도체·방산 등 투자세액공제 대폭 확대

등록 2024-01-23 15:05

기재부, 세법시행령 개정안 발표
올해도 법인세 ‘추가 감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2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대기업의 반도체, 방산 기술 투자 등에 적용하는 세금 공제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2천억원에 가까운 법인세를 추가로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이런 내용의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의 세부 내용과 올해 초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의 추가 감세 조처들이 반영됐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업 투자에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는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 기술’ 지정 대상을 늘렸다. 국가전략기술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소 형성·봉지 공정 장비 및 부품 기술, 수소 환원 제철 등이 추가됐다. 또 신성장·원천 기술에 방위산업 분야를 신설해 가스터빈 엔진, 군사위성체계 기술 등 관련 기술을 신규 지정했다.

삼성과 한화, 엘지(LG), 포스코 등 대기업이 이번 조처의 주요 수혜층으로 꼽힌다. 대기업이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R&D)에 1천억원을 투자할 경우 법인세에서 빼주는 금액이 기존 최대 2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늘어난다. 대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금 세액공제율이 최대 2%에서 40%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의 후속 조처로, 오는 3월 세법 시행규칙에 세부 시설과 설비를 추가로 반영해 기업의 연구·개발뿐 아니라 시설투자 시 세금 감면율도 함께 높일 계획이다.

또 이달 10일부터 2025년 말 사이 준공한 전용면적 60㎡ 이하 빌라·오피스텔 등 신축주택(아파트 제외)을 구매하거나 내년 말까지 비수도권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취득해도 세금 계산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1주택자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내놓은 ‘1·10 부동산 대책’에 따른 것이다.

1주택 특례를 적용하는 소형 신축주택은 서울·수도권 기준 취득가격 6억원 이하, 지방 3억원 이하여야 하고,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전용면적 85㎡ 및 취득가격 6억원 이하여야 한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율 배제 기한도 내년 5월9일까지 1년 연장한다.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상향에 따라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요건도 구체적으로 정했다. 촬영 제작비의 80% 이상을 국내에서 쓰고, 인건비와 배우 출연료 지급액의 80% 이상을 내국인(국내 거주자)에게 지출하는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 만기 10년 이상인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는 무주택 또는 1주택자가 직접 본인이 신규 대출금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갚아도 이자 상환액 소득공제를 계속 적용하고, 18살 미만 자녀 3명 이상을 둔 가구가 취학·질병 등 이유로 자녀와 동거하지 않아도 승용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를 면세(300만원 한도) 해주기로 했다. 현재는 은행이 주택 대출금을 기존 대출 은행에 상환하고 자녀와 동거해야 세금 감면을 해준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에 따른 세수 감소액은 약 1천억∼2천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감세 대상은 대부분 법인세로 2025년 세수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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