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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오바마 의료개혁과 중간선거

등록 2010-11-01 10:58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내일(11월 2일)은 미국 중간선거일이다. 바람은 공화당 쪽으로 불고 있다. 일반적인 예측은 하원의 다수당이 공화당으로 바뀔 것이고, 상원은 민주당이 의석을 잃지만 겨우 과반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의 지지율은 45%로서 초기보다 많이 떨어졌다. 인기 하락의 주된 이유는 2008년 가을의 경제위기 이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실업률이 10% 가까이 된다는 점, 부동산 거품 붕괴 이후 주택을 압류당하고 별을 보며 잠자야 하는 집이 늘어났다는 점 등이다. 민주당이 고전하는 주들은 모두 경제가 어렵고 실업률이 높다.

민주당의 인기가 떨어진 또 하나 이유는 지난 3월의 의료개혁 입법이다.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는 나라로서 의료보험 미가입자가 무려 4700만명이나 되었는데, 새 법이 시행됨으로써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현되었다. 이는 의미 있는 개혁이오, 큰 업적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함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공화당은 줄기차게 이 법을 공격해왔다. 공격 방법의 하나는 의회에서 예산 지원을 끊는 것이다. 이 법은 앞으로 10년간 100개의 추가 입법이 필요하고, 1000억달러의 예산 지원이 필요한데, 고비마다 지원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공화당의 전략이다. 또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에서는 시행 속도를 늦추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또 하나의 반대 전략은 법적 투쟁인데 이미 여러 건의 위헌 소송이 진행중이다. 지난 달 플로리다주 연방법원 판사는 이 법의 위헌 여부 심사를 대법원에 요청했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이 무조건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은 어떤 상품도 강매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 문제는 결국 대법원에서 결론이 날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의 의료개혁은 공화당의 줄기찬 비판을 받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보다 찬성 여론이 조금 더 높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개혁의 주요 수혜자는 젊은 경제적 약자, 흑인 및 소수민족들인 반면 피해자 중에 나이 많은 백인 중산층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개혁으로 노인층을 위한 의료지원액수가 약간 삭감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인들은 투표성향이 높고, 젊은이와 흑인들은 투표성향이 낮아서 민주당에 불리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작은 정부, 감세를 외치는 ‘티 파티 운동’(Tea Party Movement)이 기승을 부려 여러 주에서 온건한 공화당 후보를 낙마시키고 자질이 의심스런 극단적 후보를 내세우고 있는 게 변수가 될 수 있다. 티 파티 운동의 중심인물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짐 데밍은 이렇게 말한다. “오바마 의료개혁은 미국의 자유를 판가름하는 디-데이다. 우리가 의료개혁을 중단시킨다면 그것은 ‘오바마의 워터루’가 될 것이다. 그것은 오바마를 파멸시킬 것이다.” 그러나 거꾸로 티 파티의 극단주의가 공화당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 티 파티의 극성이 오히려 젊은이들과 소수민족을 결집시켜 투표장에 나가게 한다면 뜻밖의 선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내일 선거가 주목된다.

경북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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