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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오지마을 우물가엔 시원한 웃음 넘쳤다

등록 2011-11-03 20:42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웅진그룹 계열사 직원과 고객들이 캄보디아 오지 마을을 찾아 우물을 완성하고, 펌프로 물을 퍼내 현지 아이들을 씻기고 있다. 
 웅진코웨이 제공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웅진그룹 계열사 직원과 고객들이 캄보디아 오지 마을을 찾아 우물을 완성하고, 펌프로 물을 퍼내 현지 아이들을 씻기고 있다. 웅진코웨이 제공
웅진코웨이, 캄보디아 ‘식수 해결’ 5년째 우물파기
2015년까지 1000개 목표…마을 영아사망률 감소
소문퍼져 앞다퉈 신청…개인이름 우물기증도 활발
“나온다. 나온다.”

지난 2일 오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뻗은 3번 국도를 120㎞가량 달려 도착한 캄포트주 춤키리군 춤푸보안면 칸달마을. 우물 펌프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크메르루주가 마지막 항전지로 삼아 10여년 전까지 내전이 벌어진데다 아직까지도 곳곳이 지뢰 지대로 남아 있을 정도로 오지인 칸달마을에도 드디어 지하수를 뽑아 식수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우물이 생긴 것이다. 우물파기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웅진그룹 계열사 직원들도 기뻐하며 펌프로 뽑아올린 물로 땀을 씻었다.

그동안 이 마을 주민들은 우기에는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대형 항아리에 받아 식수와 생활 용수로 사용했고, 건기에는 멀리 있는 저수지나 호수 물을 길어다 식수로 썼다. 가축 분뇨가 흘러드는 물을 정화도 하지 않고 흙만 가라앉힌 채 식수로 사용했다. 칸달마을 주민 쓰언 짠니(23)는 “빗물과 호수 물은 깨끗하지 않아 아이들이 배앓이를 할 때가 많고, 건기에는 멀리 있는 호숫가에서 물을 길어와야 했다”며 “앞으로는 늘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날 칸달마을에는 웅진코웨이·웅진홀딩스·웅진케미칼 직원 20여명이 힘을 합쳐 우물 6개를 완성했다. 3~5가구가 우물 하나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칸달마을 주민 20여가구가 깨끗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장을 직접 찾은 키어우 르띠포안 춤키리군수는 “산악 지역에 위치한 춤키리군은 오랜 내전으로 주민 대다수가 문맹이고 생활 환경도 열악하다”며 웅진 직원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웅진코웨이의 캄보디아 우물파기 사업은 2006년 시작돼 올해로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판 우물만도 모두 619개에 이른다. 2015년까지 1000개를 판다는 게 목표다. 현지 국제사회봉사단체인 ‘캄보디아 네이버’와 공동으로 벌이는 캄보디아 우물파기 사업에 웅진은 우물 하나당 50만원을 내고, 계열사 및 협력업체 임직원과 고객들을 자원봉사자로 파견해 우물 파기 일을 돕는다. 김형기 목사가 이끄는 캄보디아 네이버는 프놈펜에 본부를 두고,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캄보디아 오지 마을에 우물을 파 식수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과 소외계층 자녀의 교육을 돕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하천 살리기와 지구촌 식수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시작한 것은 정수기와 비데 등 핵심사업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고민한 결과다. 2005년엔 이진 전 환경부 차관을 사회공헌총괄 부회장으로 영입해, 충남 공주의 유구천 살리기에 나선 데 이어 캄보디아 우물파기 사업도 시작했다.

특히 캄보디아 우물파기 사업엔 “국내와 국외에서 각각 사회공헌활동 한 가지씩을 야무지게 추진하되, 실질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대상으로 하자”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실려있다. 윤 회장도 첫번째와 500번째 우물을 팔 때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캄보디아는 영아사망률이 1000명당 55.49명으로 우리나라(4.16명)보다 13배 이상 높다. 대부분 깨끗하지 못한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탓이다. 김 목사는 “우물을 파준 마을에선 영아사망률이 급격히 준다”며 “이 때문에 오지 마을 이장들이 앞장서 우물파기를 신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물파기라고 해봤자 지하 20~40m 깊이의 파이프를 박고 수동 펌프를 달아 물을 퍼올리는 수준이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라 자동 펌프를 달 수 없다. 캄보디아 우물파기 사업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우리나라와 캄보디아 양쪽에서 성공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웅진그룹 계열사 및 협력업체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자녀 이름으로 캄보디아 오지 마을 주민들에게 우물을 기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07년 웅진코웨이의 한 여직원이 50만원의 비용을 대 자녀 이름의 우물을 판 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지난 10월 말 현재 개인 이름으로 판 우물만도 510개에 이른다. 개인이 판 우물에는 기증자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붙여진다. <끝>


프놈펜(캄보디아)/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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