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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신동빈, 20분 주총 ‘완승’…신격호 총괄회장 ‘2선 후퇴’

등록 2015-08-17 20:03수정 2015-08-17 21:16

신동빈 롯데 회장이 17일 오전 일본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이 17일 오전 일본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싱겁게 끝나
주주들 재신임에 그룹 장악 공고화
애초 준법경영 담으려한 2호 의안에
“신동빈 중심 안정적 경영” 문구 보태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17일 일본 도쿄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일 양국에 걸친 롯데그룹의 최고경영자임을 분명히 했다. 주주들이 ‘신동빈 중심의 안정적 경영체제 확립’을 상법상 최고의결기구(주총)에서 공식 승인함에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원톱 신동빈 체제’가 본격 시동을 걸게 됐다.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도쿄 시내 데이코쿠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롯데홀딩스는 20여분 만에 주총을 끝내고 보도자료를 내 “오늘 주주총회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투명성이 높은 컴플라이언스(준법·윤리) 경영을 계속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한다”는 제2호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는 사사키 도모코 데이쿄대 법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2호 안건’의 통과는 신 회장의 그룹 장악을 우회적으로 대내외에 과시한 묘수로 해석된다. 애초 일반적인 준법경영 강화가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사 쪽은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한다’는 문구를 덧붙여 다수 주주들의 지지로 통과시켰다. 롯데 쪽은 “7월15일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신동빈 회장과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주주들의 재신임 성격”이라며 “가족이나 외부의 힘(개인적인 지시나 의견)에 경영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획기적인 주주 결의”라고 강조했다.

신격호 한국 롯데 총괄회장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명예회장직을 유지하지만 대표이사에서는 이미 지난 7월28일 해임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 참석했지만 시종일관 침묵을 지켰다. 그는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내가 믿는 바를 관철해 나가며 앞으로도 동료,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아직 접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질문에는 일체 함구했다.

롯데홀딩스는 누가 주총에 참가했는지와 두 안건 처리에서 얼마나 찬성표가 나왔는지는 주주 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와 직원지주조합, 일본 롯데 계열사가 30% 안팎씩, 나머지 10% 미만을 신동주(약 2% 추정), 신동빈(1.4%) 두 형제와 신격호 총괄회장(지분율 미상)이 갖고 있다. 롯데 쪽은 “누가 광윤사 지분 대표자로 표를 행사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결의가 끝난 직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이름으로 별도의 발표문을 내 “오늘 임시주총은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을 조기에 해결하고 재발 방지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혀, 이날을 고비로 사태가 종식 국면에 들어갔음을 안팎에 내비쳤다. 하지만 분쟁의 불씨가 다 꺼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이 비슷하고, 신 총괄회장의 지분이 어떻게 상속될지 아직 분명하지 않은 까닭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와 11개 엘(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무효 소송 같은 소송전에 들어가며 제동을 걸고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 다만 그가 최대 무기로 의탁해온 ‘아버지의 뜻’이 이번 주총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함에 따라 국면 반전을 꾀하는 건 여의치 않아 보인다. 현실적으로는 소송전을 펼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일본 쪽 사업에 대한 경영지분을 신동빈 회장 쪽에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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