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열흘 전까지 올해 인양 공언한 정부
사실상 ‘공염불’에 인양 방식도 변경
세월호 인양 가능한 것인지 의구심
내년 3~5월이나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을 듯
사실상 ‘공염불’에 인양 방식도 변경
세월호 인양 가능한 것인지 의구심
내년 3~5월이나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을 듯
해양수산부가 “올해 안에 세월호 인양은 어렵다”고 밝혔다. 불과 열흘 전에 올해 인양이 목표라고 공언했으나 사실상 ‘공염불’이 됐고, 인양 방식도 바꾸기로 하면서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보고했다.
세월호를 인양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작업은 배를 들어 올리는데 필요한 리프팅빔(받침대) 설치다. 지난 3월 인양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7월말 선수(뱃머리)에 리프팅빔 18개를 끼우는 것은 성공했지만, 선미(배 뒷부분)는 10개 중 3개만 설치된 상태다. 세월호 밑에 자갈과 뻘이 굳어져 단단하고 불규칙한 퇴적층이 만들어지면서 리프팅빔을 끼우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정부는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보고서에서 “세월호 주변에 자갈과 뻘, 모래가 섞여있는 단단한 퇴적물이 분포 한다”고 지적하는 등 이미 상황이 예측됐는데도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미 작업이 늦어지면서 전체적인 인양 일정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추진단장 직무대리는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기상 등 작업 여건이 좋지 않아 선미 작업은 내년 초나 마무리될 것”이라며 “세월호가 목포항에 거치되기까지는 2~4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물 밖으로 나오려면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더라도 다음해 3~5월이나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해수부는 또 겨울철에 맞춰 인양 방식도 변경하기로 했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애초 선미 들기가 끝나면 리프팅빔에 와이어를 연결해 해상 크레인에 걸고, 들어 올린 선체를 플로팅 독에 실어 목포항 철재 부두에 거치하는 방식을 시도하려 했다. 하지만 이는 겨울철 인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어서, 바람을 받는 면적이 크고 높은 장비 특성상 위험 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해상 크레인’을 ‘잭킹 바지선’으로, ‘플로팅 독’을 ‘반잠수식 선박’으로 각각 바꾸기로 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 연내 인양 실패는 상하이샐비지에만 의존한 영향이 크다”며 “유가족, 국회 등이 추천하는 전문가 집단에게 인양 작업에 대한 검증과 검토를 병행하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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