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7일 세월호 작업현장을 지켜보던 한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세월호 화물칸에서 철근이 발견됐다. 근은 세월호 참사 원인인 화물 과적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용 자재였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7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전날 오후 수색이 진행 중이던 세월호 화물칸 D데크에서 철근 뭉치를 발견해 선체 바깥으로 빼내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저녁 5시기준 8차례 철근을 빼내는 작업을 통해 약 21.1톤 철근이 수거됐다고 설명했다. 철근은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8m 정도 길이로 알려졌다. 현장수습본부는 선체에 남아있는 철근 수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특조위는 ‘세월호 도입 후 침몰까지 모든 항해시 화물량 및 무게에 관한 조사의 건’ 보고서에서 철근이 참사 당일 세월호 화물칸 C데크 선수갑판, D데크 등에 총 410.706톤 실려있었다는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 선체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폐회로티브이, 화주 조사, 선원 진술과 화물배상 내역 자료 등 간접 자료들을 최대한 동원해 내린 결론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밝혀낸 철근이 실제로 선체 내부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셈이다.
당시 조사는 “앞서 검경합동수사부가 철근 무게를 286톤이라고 파악해 124톤을 누락했다”는 점을 함께 언급했다. 철근을 비롯해 세월호에 적재된 화물 무게와 무게 중심이 세월호 복원성 악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제대로 계산해야 세월호 침몰원인과 시점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실제 철근의 무게와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은 현재 세월호 침몰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해 선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인가받은 업체를 선정해 정확한 철근의 중량 파악 등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조위는 당시 조사결과에서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으로 조달되는 철근이 실렸고, 참사 당일 세월호에 적재된 철근 일부가 제주 해군기지로 운반될 예정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에 물리적으로도 국가 책임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조위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해양수산부는 뒤늦게 국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제주 해군기지를 도착지로 하는 철근은 278톤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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