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트 클링겐부르크는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집행위원이다. 2015년부터는 ‘플랫폼 산업 4.0’ 내 ‘노동, 직업교육 및 훈련’ 작업그룹의 책임자도 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베를린에서 <한겨레>와 만나 경제의 디지털 전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공장에서 고용이나 노동의 형태가 크게 변하는가?
“물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노동계약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노동의 과정이 변했다.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에는 많은 로봇이 일하지만 동시에 8만~9만명이 일을 하고 있다. 일하는 공정과 조직에 변화가 있었다. 데이터 관리 같은 새로운 영역도 생겼다.”
―공장을 지능화해 놓고도 인력감축을 못 하는 데 기업인들의 불만은 없나?
“독일과 한국의 기업문화와 생각이 달라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 같다. 독일 기업은 도전이 있으면 이에 대응해 일자리를 더 만들거나 노동자를 재교육해서 더 적절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 4.0’을 통해 한층 확장되는 영역이 있고 이런 곳은 능력을 갖춘 노동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화가 되면서 인간이 로봇의 보조자로 전락하지는 않는가?
“노동이 부수적이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동차 조립 라인에는 몸을 쓰는 힘든 일이 많다. 그런 것을 로봇이 도와주기 때문에 노동이 오히려 수월해진다. 노동자 쪽에서는 도움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도 고령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라도 사람과 기계의 현명한 협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기계와 인간의 협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노동자가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는 같은 일을 평생 하는 시대가 아니다. 학습이나 재교육 시스템이 강력한 것이 독일이다. 노조도 노동자의 능력 향상을 중시한다. 기술 변화에 맞춰 종전에 하던 작업을 전환하도록 돕는 게 우리 작업그룹의 임무다.”
베를린/글·사진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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