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대통령은 평소에도 상당히 자주 뵙는다. 보고도 따로 자주 많이 드린다.”
지난 18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70분 간 경제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 이날 현안 보고를 시작으로 김 부총리는 매달 한차례씩 대통령에게 정례보고를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와만 정례회동을 해왔던터라, 경제부총리의 정례보고는 이례적인 일로 회자됐다.
19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전날 대통령 보고에 대해 묻자, 김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와 올해 경제전망,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현안에 대한 이슈를 보고했다. 언론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보도를 했지만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날짜를 정한 것일 뿐 이전에도 한달에 한번 이상은 보고를 드리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저런 행사나 회의에서도 자주 (대통령을) 만난다.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 바로 옆자리가 내 자리여서 의사소통을 할 기회는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긴 답변에선 지난해 ‘핀셋 증세’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김동연 패싱’ 논란을 아직 의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신 이날 김 부총리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스스로가 ‘균형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균형’이라는 단어를 유독 자주 언급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경제팀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균형있게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으로 산업경쟁력을 높여 수출 품목과 지역을 다변화하는 것과 함께 저임금근로자에 대한 적정임금 지급을 통한 내수 회복 등의 과제를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부총리는 최근 보수언론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과대포장해 보도하는 행태에 대한 질문에 “비판은 좋고 저희도 달게 받고 할텐데 이 문제를 좀 균형잡히게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개발연대에는 낙수효과로 인해서 아랫목이 따뜻해지면 윗목이 따뜻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이것이 작동을 안하고 양극화는 벌어지고 사회적 유동성은 막히고 계층구조는 고착화되고 있다”며 균형잡힌 시각을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 성장이 작동할 때 생기는 총수요 진작이 혁신성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와, 혁신성장을 통해서 나오는 일자리를 통한 소득주도 성장 등을 큰 틀에서 균형 잡히게 봐야 하는데, 진영논리에 갇혀 충돌 내지는 갈등을 빚는 것으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답답함을 풀어놓기도 했다. 이는 그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요인으로 ‘정치’와 ‘노동시장’을 지목한 배경이기도 하다. 김 부총리는 “정치적·이념적 논쟁에 빠지기 보다는 사회적 타협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