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해고노동자인 안양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위영일 전 노조위원장, 정우형씨(오른쪽부터)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기자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삼성이 노조파괴 공작이 드러난 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를 직고용하기로 결정하고도, 해고자 복직을 외면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회에 속한 위영일(48) 전 노조위원장 등 해고 노동자들은 31일 <한겨레>와 만나 삼성이 노조파괴 공작의 최대 피해자인 해고자 복직을 외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위 전 위원장과 함께 안양근(49)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장, 정우형씨(50) 등 3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투쟁위는 어떤 곳인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과 관련해 부당하게 해고되거나 표적감사, 위장폐업 등의 과정에서 생계위협을 느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둔 노동자들이 복직을 위해 만든 단체다. 위 전 위원장은 노조 설립을 주도했다가 2013년 사무장과 함께 해고됐다. 안 투쟁위원장은 표적감사를 통해 거짓 착복 혐의를 씌워 부당 해고했다. 정 조합원은 해고를 쉽게 하는 취업규칙 개정에 저항하다가 해고당했다. 전체 해고 노동자는 수십명에 달하는데, 현재 10명이 투쟁위와 함께 하고 있다.
-삼성이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소속 노동자 8천명에 대한 직고용 방침을 발표한 뒤 6개월간 노사협상을 벌였다. 최근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노사 합의안이 마련됐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10월31일과 11월1일 이틀에 걸쳐 찬반투표를 한다.
-노사협상 과정에서 해고자 복직 문제가 당연히 다뤄졌을텐데.
=전혀 아니다. 노조 집행부에 복직 건을 협상안건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삼성이 해고자 복직에 완강히 반대하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삼성이 직고용 전환 방침을 발표하고도, 해고자 복직에 부정적인 이유는?
=해고 노동자는 삼성 노조파괴 공작의 결과물이다. 삼성이 해고자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은 직고용 전환 방침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직고용 전환은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국민적 비난과 검찰 수사 무마용이라고 봐야 한다. 노조 집행부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해고자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은 금속노조 규약(14조)에서 ‘노조활동 관련 해고자에 대해서는 조합이 복직 등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금속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 조합비의 60%를 받는다. 그만큼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 금속노조가 삼성과의 노사협상을 조합에 일임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참여했어야 한다. 삼성과의 유착혐의로 해고된 조건준 전 금속노조 경기지회 교육선전부장도 과거 노조 대신 삼성과 협상할 때 해고자 복직 문제를 외면했었다.
-금속노조와 만날 예정인데,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
=노사 합의안은 최종적으로 금속노조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합의안에 해고자 복직 문제를 포함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내년 조합의 단체협약 체결 때 해고자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앞으로 삼성의 노조파괴 공작으로 인해 해고된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금속노조 차원에서 해결이 안되면 민주노총에도 요청할 계획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