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권영수 부회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지난 10일 열렸다. 연합뉴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 수요예측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비율이 40%에 못미쳐 상장 초기 주가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엘지엔솔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전체 기관투자자는 신청물량의 77.4%를 15일~6개월 동안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가운데 외국기관은 신청물량의 38.1%만 의무보유를 걸었다. 특히 주관사들과 거래실적이 있어 물량이 많이 배정되는 외국기관 그룹의 보유확약비율은 11.9%로 크게 낮았다. 신청물량의 88.1%는 상장 첫날부터 팔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외국기관이 실제 배정을 많이 받게되면 기관의 의무보유확약비율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엘지엔솔의 경우 공모물량(4250만주)의 52%(2210만주)를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증권사 4곳이 인수했다. 증권사 기업공개 담당자들에 따르면, 외국계증권사는 인수물량 중 우리사주조합에 할당된 물량만 빼고 나머지를 대부분 외국기관에 배정한다. 반면 국내증권사는 우리사주와 개인배정 물량을 뺀 나머지를 기관에 나눠준다. 이를 토대로 단순 추산하면 기관 몫의 76%를 외국기관이 가져간다. 또 외국기관은 대표주관사인 케이비(KB)증권에서도 물량을 받을 수 있다. 보유확약비율이 낮은 외국인에 대한 배정이 늘면 그만큼 상장 초기 매도가능한 물량이 많아져 주가도 출렁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보유확약비율이 26%에 그친 외국인이 기관물량의 50.2%를 받아갔고, 상장 이틀간 외국인이 3천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인 영향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인수계약서를 보면, 공모물량 배정은 주관사들이 신청 기관들의 운용규모, 투자성향, 공모 참여실적, 의무보유 확약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표주관사와 발행기업이 협의해 국내외 기관 배정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무보유확약을 적용하지 않은 엘지엔솔의 상장 초기 유통가능주식수(3400만주)는 전체 상장주식수의 14.53%다. 배정결과는 오는 21일 공시된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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