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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율 1400원 턱밑…‘무역 적자·반도체 흔들’ 겹겹이 악재

등록 2022-09-07 17:19수정 2022-09-08 02:13

전 세계 강달러 속 국내 경제 기초체력까지 불안해
무역 적자, 수출 악화, 인플레이션감축법 등 악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384.2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은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384.2원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7일 장중 1388.40원까지 뚫리면서 1400원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원화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달러 초강세 추세를 꺾을 만한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대내적으로도 상품수지 적자, 반도체 수출 악화, 해외투자 자금 유출 등 원화 가치를 더 끌어내릴 요인들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 원화 약세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건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을 저지할 요인이 없어서다. 대내적으로는 이날 발표된 7월 상품수지 적자(11억8천만달러 적자) 소식이 원화 가치를 더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곧바로 국내 달러 수급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품수지는 세관 통관 기준으로 집계하는 무역수지의 5개월 연속 적자에도 불구하고 중계무역순수출(우리 기업 해외법인의 생산·수출활동) 등 덕분에 그동안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버텨왔지만, 지난 7월에는 전월에 견줘 수입액은 43억달러 증가한 반면 중계무역순수출은 4억6천만달러 감소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원화 약세를 부추길 요인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추가 상승해 1450원~1500원까지 고점을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수출을 책임지는 반도체 업황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박 연구원은 “정보통신기술(ICT) 업황 사이클의 급락이 새로운 원화 약세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의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중국 및 대홍콩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중장기적으로 원화 약세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경우 자금 유출과 투자용 달러자금 수요 증가로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6일 “국내 기업들은 미국 인플레 절감 법안을 계기로 해외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데, 직접투자자금 유출은 원화 약세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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