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2% 가까이 하락하며 2,290.0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40원 내린 1,409.3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연합뉴스
코스피 2300선이 두달 만에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이어갔으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23일 전 거래일보다 1.81%(42.31) 하락한 2290.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2300선이 깨진 것은 7월6일(2292.01) 이후 두달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40억원, 25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43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유관기관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7월 실시한 증시 변동성 완화조처의 종료 시점을 10월에서 12월로 연장하기로 했다. 상장기업의 1일 자기주식 취득 한도를 확대하고, 증권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하는 조처가 연말까지 시행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95%포인트 오른 연 4.199%로 마감되면서 연중 최고치까지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한때 4.293%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연 4.199%)와 10년물 금리(연 4.112%)가 역전됐다. 통상적으로 채권 만기가 길면 이자를 더 줘야 하므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신호로 읽힌다.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은 20개월 만에 첫 순유출(-13억1000만달러)을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불안에 기획재정부는 이날 “채권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40원 내린 1409.30원에 장을 마쳤다. 전세계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한국뿐 아니라 주요국 모두 통화 가치 방어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145엔을 웃돌며 가파른 엔화 약세가 지속되자 지난 22일 전격적인 외환시장 개입(달러화 매도)을 24년 만에 단행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엔화 비중 13.6%)는 이날 최대 1.1%까지 하락했다.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큰 폭으로 올림과 동시에 향후 강한 긴축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2.25~2.50%에서 연 3.00~3.25%로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또 올해 말 정책금리가 연 4.4%(중간값), 내년 말 금리가 연 4.6%(중간값)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